금융감독원이 2009년 12월 영업정지된 전일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규모 검사를 진행했으나 부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이후 밝혀진 자본잠식액이 4500억원에 달했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07년 9월과 2008년 6월에 각각 14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전일저축은행 검사를 진행하고 순자산이 각각 517억원,252억원인 것으로 발표했다.

2009년 말 영업정지를 당한 뒤 드러난 자본잠식액이 4500억원이라면 2007년에도 부실이 상당 부분 진행돼 있었겠지만 금감원이 이를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 감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2009년 4월에야 자본잠식액이 516억원이라고 발표하면서 처음 부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금감원이 전일저축은행의 부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2007년에 경영개선 명령 대상인 것을 파악할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순자산이 500억원을 넘는다고 발표한 것은 검사를 태만히 했거나 부실을 은폐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