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가 하나로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한다. 올 들어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예금이 일부 빠져나가는 등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저축은행장들의 협의체인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해 5월 인수한 하나로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중앙회 관계자는 "자문위에서 하나로저축은행을 이른 시일 내 매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충북에 연고를 둔 하나로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회수지연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중앙회는 자체 자금 일부와 한신저축은행(150억원)을 포함한 105개 저축은행이 낸 돈으로 구조개선적립금 1100억원을 조성,하나로저축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97개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부실 저축은행들에 대한 잇따른 영업정지와 제일저축은행의 예금 인출 사태가 겹쳐 올 들어서만 1조5000억원(2.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오는 6월 결산을 앞두고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금을 먼저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에 대한 인수 · 합병(M&A)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도 중앙회가 매각작업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부산저축은행 등 부산계열 5개와 보해 · 도민 등 7개 저축은행을 부실금융회사로 지정하고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자체 정상화 가능성은 매우 낮아 강제 매각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량자산 매각처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증자 등을 통해 하나로저축은행의 경영 여건을 지속적으로 호전시켜 이른 시일 내에 매각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