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8일 "대기업의 초과이익 공유제와 국민연금의 주주 의결권 참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취임 후 처음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정책은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며 현재 시행 중인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이윤의 목표를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 초과이익이 얼마인지 달라질 수 있으며,중소기업이 기여한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없는 등 초과이익 공유제라는 말 자체에 오류가 있다"며 "지금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성과공유제를 자율적으로 확대하고 보완하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주주 의결권 참여와 관련해서도 "국민연금이 대기업에 주주 의결권을 행사하면 관치(官治)가 될 우려가 크다"며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의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보여왔던 수직적 당 · 정 · 청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로 바꾸겠다"며 "정부나 청와대가 정책을 발표하기 전 당과 협의를 하지 않는다면 예산과 법안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이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정책엔 주류,비주류 구분이 없다"며 "당 · 정 · 청 소통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재 · 보선 결과에 따라 서민을 위한 정책에 더 힘을 쓸 것"이라고 말해 집권 후반기 1년간 친서민 정책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장 소장파 의원 20여명이 최근 발의한 추가 감세 철회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고,이를 통해 생기는 재원으로 10조원의 복지예산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번의 감세로 인한 효과를 서민들이 피부로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당이라도 정책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친서민 정책은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진행할 것이고 포퓰리즘 등의 우려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