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정보기술(IT),자동차 부품,제지,철강 등 49개 중소기업 단체들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경제신문이 전국 단위 중소기업 조합 및 연합회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적합 업종 신청 여부를 조사한 결과 49개 업종이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205개 업종 단체 가운데 비제조업 분야이거나 신청 여부를 정하지 못한 곳,응답하지 않은 곳 등은 48곳이었다. 108개 업종은 신청 계획이 없다는 답을 내놨다. 대기업 점유율이 절반 이상인 품목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해당 대기업에는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일부 업종은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식이어서 '묻지마 신청'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청이 몰린 분야는 식품이다. 도시락,연식품,장류,제과제빵,통조림,팥류가공,곡물제분업 등이 신청을 준비 중이다.

◆두부ㆍ장류ㆍ철강ㆍ제지 대기업 비상

이럴 경우 CJ제일제당 풀무원 대상 동원 사조산업 아워홈 롯데제과 CJ푸드빌 SPC 등 식품 분야 대기업들이 대부분 사정권에 들어간다. 다만 우유는 제유조합이 '대기업이 90% 이상 독점한 분야여서 적합 업종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신청을 포기했다.

철강업체들도 빨간불이 켜졌다. 제망로프,철강구조물,철근가공,철선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모인 조합들이 대거 적합업종을 신청할 계획이다. 철근가공업의 경우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제망로프업은 만호제강 DSR제강 등이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다.

제지분야에선 제지,제지원료재생,제책,골판지포장업 분야 조합 등이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역시 한솔제지 무림제지를 비롯한 국내 대표 제지업체들을 겨냥한 것이다. 건설분야에서는 레미콘,아스콘,콘크리트,석회석가공,인테리어 등 각 분야 조합 등이 모두 신청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보기술(IT)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KT텔레캅이 시장을 30% 이상 점유하는 (보안)감시기기 분야,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뛰어든 금형분야 조합들이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발광다이오드(LED) 조합도 신청 준비에 착수했다.

'뿌리산업' 분야는 미세업종별로 신청여부가 엇갈린다. 단조,다이캐스트,도금 등이 신청을 준비 중인 반면 공구는 "대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한 분야"라며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9일부터 27일까지 중소기업 단체 등으로부터 적합업종 신청을 받아 7월 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인 뒤 선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고경봉/정소람/하헌형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