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 어디 쓰는 물건인고?"…구매전 체크리스트 7
지난달 29일 KT의 '아이패드2' 출시 행사에 이른 아침부터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한 소비자는 전날 자정부터 이 제품을 사기 위해 기다렸다. 아이패드2는 국내에 출시도 되기 전인 지난 3월 미국 이베이를 통해 62대가 구입됐다. 앞서 전 세계적으로 아이패드2 매진 소식이 이어졌고, 아이패드1의 경우 1500만대 가량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2. 소비자가 이 제품을 사기 전에 꼭 고민해봐야 할 점에 대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아이패드는 어디에 쓰는 물건?
국내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태블릿 PC의 용도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태블릿PC를 사는 목적이 데스크톱 이나 노트북 PC를 대체해 쓰려는 것인지, 단순히 인터넷 사용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한 용도인지를 고민해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노트북 PC나 데스크톱 PC 등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면 태블릿 PC를 살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또 최신 PC의 성능이나 사용 환경을 태블릿PC에서 기대해서도 곤란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기기 화면에 손을 대면 반응이 일어나는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을 갖춰 쉽고 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PC다. 거실에서 누워서 TV를 보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 선수가 나오면 600g이 조금 넘는 아이패드2를 클릭 한번으로 전원을 켜 타율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패드의 장단점은?
특히 전문가들은 아이패드2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면 기기가 지닌 '확장성'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5달러짜리 '개러지밴드' 앱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브러시'라는 앱으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식으로 6만5000개가 넘는 아이패드 전용 앱을 즐길 수 있다. 또 '에어프린트' 기능을 통해 무선으로 문서를 프린트 하거나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를 지원하는 TV와 연결해 풀HD급 영상을 재생할 수도 있다. 내비게이션,PMP,게임기,디지털카메라 등의 기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단점도 있다. 아이패드2는 문서작성 패키지 프로그램인 아이웍스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의 워드 기능을 하는 페이지, 엑셀 기능의 넘버스, 파워포인트 기능을 하는 키노트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프로그램들은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한 PC과 호환이 되지 않는다. 뷰어 기능 등 부분적인 호환을 도와주는 앱을 설치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윈도와 익스플로러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아 인터넷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김민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는 의료, 모바일, 영업 분야에서 일부 도입되는 등 사용 초기단계로, 현재 국내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활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며 "기업의 생산성이나 개인의 학습 등에 도움이 되는 앱이 다수 개발되고 이의 효과가 검증되기 시작하면 태블릿PC의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파이 전용 vs 3G·와이파이 겸용
아이패드2는 와이파이(WiFi·무선랜) 전용과 3G·와이파이 겸용 모델이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제품을 이동 중에도 사용하고 싶다면 겸용 모델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이동 중에는 와이파이 신호가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무선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특정 장소에서 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와이파이 전용 모델도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또 개인용 무선공유기 기능을 하는 '핫스팟'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는 사용자라면 와이파이 전용 모델을 선택해도 무방하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지면 정작 필요할 때 단말기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동통신사를 통해 3000원 안팎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데이터 셰어링'을 할 수 있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를 이용, 단말기와 아이패드에서 데이터를 나눠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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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에 따라 가격이…색상도 다르네?
용량은 16, 32, 64GB 등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서 고민을 할 수 있다.

이때는 자신의 PC 사용 습관을 살펴보면 된다. 많은 양의 동영상, 문서 파일 등을 PC에 저장해 사용하는 습관이 있다면 32GB 이상을 사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16GB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MP3 음악 100곡이나 영화 한 편도 1GB 안팎이다. 또 각종 업체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 파일을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패드2는 검은색과 흰색 모델로 나왔다. 평균 사용시간이 많다면 햇빛에 반사되는 정도가 덜하고 집중도를 도와주는 검은색 모델을 전문가들은 추천했다.

흰색은 검은색에 비해 밝고 근사하게 보인다는 데 이견은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 아이패드2를 처음 산 사용자가 화이트 색상에 32GB 3G·와이파이 겸용 모델을 선택했던 점도 고려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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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커버는 사야할까?
KT의 아이패드2 출시 행사 당시 8번째 구매자가 제품을 떨어뜨려 화면을 박살낸 경우가 있었다. 이 같은 경우를 대비해 스마트 커버를 따로 사면 파손의 우려를 덜 수 있다. 그렇지만 정식 제품은 최저 4만9000원에서 가죽 재질의 경우 9만원까지 육박해 부담스러울 수 있고 앞면만 가려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스마트 커버는 제품 보호와 함께 아이패드를 세워둘 수도 있어 콘텐츠를 즐기거나 문자를 입력하기 편하다는 변론도 있다.

◆차라리 아이패드1이나 다른 태블릿PC를 살까?
이쯤하면 가격이 싸진 아이패드1를 사도 되지 않냐는 의문도 생길 법 하다. 아이패드2가 지난 3월 미국에서 전격 공개되자 애플코리아는 아이패드1의 가격을 최대 18만6000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전작에 비해 가볍고 얇고 성능이 빨라졌다고 아이패드2를 소개했다. 또 전면 카메라를 통해 영상 통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다르다. 아이폰 3GS와 아이폰4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디자인이나 하드웨어 성능은 다르지만 앱 이용 등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태블릿 PC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종 이상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7인치 갤럭시탭을 내놓은 데 이어 8.9와 10.1인치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 TG삼보, 엔스퍼트 등도 국내에 태블릿PC를 선보였다. 하드웨어 성능은 최신 제품의 경우 애플이 아닌 진영의 태블릿PC가 더 낫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지난 3월 "안드로이드 최신 OS인 허니콤 전용 앱은 100개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콘텐츠의 우위를 강조했다. 선택의 문제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