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STX의 주가가 9일 급락했다.

STX는 지난 6일 장 마감 후 205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자원 및 해외사업에 대한 투자와 지배구조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증자 공시 후 첫 거래일인 이날 주가는 8.53% 떨어진 2만3050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1%까지 급락했다.

STX는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엔진 등 주력 상장 회사의 최대주주로,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인 포스텍이다. 강덕수 회장이 포스텍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 회장은 포스텍을 통해 STX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STX의 유상증자 소식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동성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STX그룹은 지난 3월 말 STX건설 부도설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달 STX건설의 최대주주인 강 회장이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부도설을 진정시켰지만 STX가 유상증자를 실시함으로써 아직 불씨가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STX 관계자는 "민자 화력발전소 건설,인도네시아 석탄광 인수 등 그룹 차원의 자원개발 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STX그룹 전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실시하는 이번 유상증자(1000만주)로 강 회장의 STX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