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 좌초 위기] 전·월세 상한제, 이자제한법…한나라 '票퓰리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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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거에 올인하는 與
지도부가 바뀐 한나라당이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흔들고 있다.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서민 표심 잡기에 모든 정책을 올인할 기세다. 당 정책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중심으로 흐른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 · 월세값이 급등하는 지역에 한해 인상폭을 제한하는 전 · 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 월세 상한제는 민주당이 처음 내놓은 정책이다. 올초 전세난이 극심하자 한나라당은 급등 지역에 한해 상한제를 적용하는 '전 · 월세 부분 상한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가격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면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논의를 접었었다.
이 의장은 또 "이자제한법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부산저축은행 사태에 정부 책임도 일부 있다고 판단된다"며 "의원들이 과반수 찬성한다면 당론으로 체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계의 이자율을 연 25~30%로 제한하자는 이자제한법과 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권 전액을 정부가 보장해주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이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법인세 · 소득세 추가 감세 철회 △10조원 서민예산 편성 등의 정책방안들도 내놨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 · 월세 상한제나 이자제한법,저축은행 전액 보전 등은 듣기에는 좋은 법이지만 실제 시행한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될 것"이라며 "시장 혼란뿐 아니라 오히려 서민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전 · 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면 도입 직전에 전 · 월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으며,이자율 상한을 비현실적인 수준에서 제한하면 대부업계는 지하 시장으로 몰려 오히려 서민 대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체계에 손댈 경우 신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지점엔 예금자 보호에 대한 공지가 붙어 있다"며 "이자가 더 높으니 이를 감수하고 이용했는데 리스크를 전액 정부가 보전한다면 금융의 기본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예금 전액을 보장하는 선례를 만들면 앞으로 시중자금은 금리가 높고 떼일 염려가 없는 저축은행으로만 몰려 자금흐름을 왜곡시킬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부자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당장 내년 총선보다는 길게 내다보면 보수당의 색채를 더 확고히 해야 하는 게 이기는 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 · 월세값이 급등하는 지역에 한해 인상폭을 제한하는 전 · 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 월세 상한제는 민주당이 처음 내놓은 정책이다. 올초 전세난이 극심하자 한나라당은 급등 지역에 한해 상한제를 적용하는 '전 · 월세 부분 상한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가격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면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논의를 접었었다.
이 의장은 또 "이자제한법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부산저축은행 사태에 정부 책임도 일부 있다고 판단된다"며 "의원들이 과반수 찬성한다면 당론으로 체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계의 이자율을 연 25~30%로 제한하자는 이자제한법과 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권 전액을 정부가 보장해주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이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법인세 · 소득세 추가 감세 철회 △10조원 서민예산 편성 등의 정책방안들도 내놨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 · 월세 상한제나 이자제한법,저축은행 전액 보전 등은 듣기에는 좋은 법이지만 실제 시행한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될 것"이라며 "시장 혼란뿐 아니라 오히려 서민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전 · 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면 도입 직전에 전 · 월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으며,이자율 상한을 비현실적인 수준에서 제한하면 대부업계는 지하 시장으로 몰려 오히려 서민 대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체계에 손댈 경우 신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지점엔 예금자 보호에 대한 공지가 붙어 있다"며 "이자가 더 높으니 이를 감수하고 이용했는데 리스크를 전액 정부가 보전한다면 금융의 기본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예금 전액을 보장하는 선례를 만들면 앞으로 시중자금은 금리가 높고 떼일 염려가 없는 저축은행으로만 몰려 자금흐름을 왜곡시킬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부자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당장 내년 총선보다는 길게 내다보면 보수당의 색채를 더 확고히 해야 하는 게 이기는 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