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시리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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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선 요즘 '피의 금요일'이 매주 반복된다. 지난 6일 금요기도회가 끝난 뒤 일어난 반(反)정부 시위에 대한 당국의 유혈진압으로 최소 21명이 숨졌다.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반정부 시위 거점인 다라에서 시위대 68명이 사망했다. 3월 중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사망자 수는 600명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가 중동의 킬링필드가 되고 있다"(허핑턴포스트)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9일 시리아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조치와 시리아 고위관리 13명에 대한 자산동결을 선언했다. 유혈진압 이후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이 뒤따른 리비아의 약 두 달 전 모습과 비슷하다.
시리아는 북한처럼 세습정권이 철권통치를 해왔다는 점에서 향후의 사태 진전이 관심을 끈다. 두 나라는 '혈맹'이라고 할 정도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시리아에선 프랑스어로 번역된 김일성 선집(選集)이 발간됐고,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이에 대(代)를 이은 친선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샤르는 1970년 무혈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의 뒤를 이어 시리아를 통치해왔다.
개방을 두려워하는 권력자의 행태도 닮았다. 1982년 반대세력 4만여명을 학살한 '하마학살'의 주역이자 공포정치의 대가인 아버지와 달리 바샤르는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 확대에 관심을 가졌다. 그 해 11월 정치범수용소를 없애고 수백명의 정치범들을 석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자신을 반대하는 언론인과 인권운동가들을 잡아들이며 아버지의 공포정치를 답습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샤르와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은 정통성 기반이 취약하고,군부와 집권당의 반발을 사게 되면 권력기반 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군인들이 시위대 진압을 거부하며 군 내부에서 교전이 발생했다""집권당 바트당에서 200명이 넘는 당원들이 탈퇴했다"는 소식들이 이어진다. 41년의 독재가 흔들리는 시리아를 통해 김정일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임기훈 국제부 기자 shagger@hankyung.com
상황이 악화되자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9일 시리아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조치와 시리아 고위관리 13명에 대한 자산동결을 선언했다. 유혈진압 이후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이 뒤따른 리비아의 약 두 달 전 모습과 비슷하다.
시리아는 북한처럼 세습정권이 철권통치를 해왔다는 점에서 향후의 사태 진전이 관심을 끈다. 두 나라는 '혈맹'이라고 할 정도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시리아에선 프랑스어로 번역된 김일성 선집(選集)이 발간됐고,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이에 대(代)를 이은 친선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샤르는 1970년 무혈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의 뒤를 이어 시리아를 통치해왔다.
개방을 두려워하는 권력자의 행태도 닮았다. 1982년 반대세력 4만여명을 학살한 '하마학살'의 주역이자 공포정치의 대가인 아버지와 달리 바샤르는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 확대에 관심을 가졌다. 그 해 11월 정치범수용소를 없애고 수백명의 정치범들을 석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자신을 반대하는 언론인과 인권운동가들을 잡아들이며 아버지의 공포정치를 답습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샤르와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은 정통성 기반이 취약하고,군부와 집권당의 반발을 사게 되면 권력기반 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군인들이 시위대 진압을 거부하며 군 내부에서 교전이 발생했다""집권당 바트당에서 200명이 넘는 당원들이 탈퇴했다"는 소식들이 이어진다. 41년의 독재가 흔들리는 시리아를 통해 김정일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임기훈 국제부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