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는 결코 사양산업이 될 수 없습니다. 생산 제품이 제재목,합판,파티클보드(PB),중밀도섬유판(MDF) 순으로 진화하면서 그 용도가 확대돼온 것처럼 기술 발전과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산업도 꾸준히 성장할 겁니다. "

인천 북성동1가에 있는 선창산업의 정연준 대표(44 · 사진)는 11일 "목재산업은 해마다 5% 이상씩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친환경 제품을 기반으로 2015년엔 매출액을 5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1959년 부친인 고 정해수 회장이 설립한 이 회사는 건설재와 가구에 필요한 제재목과 합판,MDF를 전문으로 생산해왔다. 1980년대 합판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1990년대 목재시장 개방,원화 절상 등 악재에 부딪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우물' 경영을 하며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현재 국내에선 유일하게 원목 가공부터 완제품(가구) 생산까지 전 공정을 소화해내는 실력을 갖췄다.

정 대표는 "1992년 당시 국내 최대 가구업체였던 보루네오가 무리한 설비 확장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도 선창산업은 설립 이래 최대 이익인 300억원을 벌어들였을 정도로 튼튼한 기업이었다"며 "지금도 매출은 합판과 제재 부문에서,이익은 MDF 부문에서 내는 식으로 사업 부문을 이원화해 재무구조의 안정성엔 변함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합판과 제재목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각각 35%와 14%이다. 합판은 성창기업과 이건산업 등 국내 경쟁사들을 일찌감치 따돌리고 업계 1위에 올라서 있다. 선창산업은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협약 이후 합판용 목재를 기존의 활엽수에서 침엽수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발빠르게 침엽수용 설비를 도입,국내 최초로 침엽수를 원재료로 한 합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침엽수는 가격이 싼 대신 합판으로 쓰기엔 부적합했지만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온 기업으로서 사회적 요구를 거스를 수 없었다"며 "과감히 연구 · 개발(R&D)에 투자해 오히려 원가절감을 이뤄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기술력에 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데다 특허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규격 · 품질 인증 없이 유통되고 있는 수입 제품에 비해 품질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내수 1급과 준내수 1급 무취(無臭)합판에 대한 KS마크를 획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합판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접착제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폼알데하이드(HCHO)가 포함돼 있는데 이를 일정 기준 이하로 낮춘 제품이 무취합판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수와 준내수 모든 부문에서 무취 인증을 확보했다"며 "국제적으로 산림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한 기업 제품에 부여하는 FSC(산림관리협의회)의 'FSC-CoC' 인증도 따내 친환경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추세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합판시장에서 국내산 점유율이 5% 이상 늘어나는 데 힘입어 올해는 지난해 2360억원보다 증가한 2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