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이 올 들어 70번째 자사주를 매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 윤 회장이 자사주를 조금씩 사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9일 유화증권 주식 1만5790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올 들어서만 70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그렇다고 윤 회장의 지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14.81%에서 15.40%까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 번에 매입한 주식 수가 20~40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는 보통 낮은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할 때 자사주를 사들인다. 유화증권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63%에 이른다. 단순히 주가가 저평가돼 매수한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빈번한 주식 매수가 이상해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 규정에서 이유를 찾았다. 반기(6개월)를 기준으로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의 1% 미만이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다음 반기에도 기준에 미달하면 상장폐지된다. 유화증권 유동주식 수는 전체 주식 수(1134만주)에서 최대주주 주식 수(722만주)를 뺀 412만주다. 월평균 거래량이 4만1200주를 넘어야 상장이 유지된다.

유화증권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아 거래량이 적다. 지난 3월 한 달 거래량은 3만2000주로 '1% 기준'을 밑돌았다. 윤 회장은 주식 매수를 통해 거래량을 늘리는 한편 유동주식 수를 줄여 최소 거래량 기준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주식 매입만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