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내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중국의 제12차 5개년 성장계획에 따른 인프라 투자 확대와 경기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로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현지화 ·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

두산인프라코어는 1994년 중국 옌타이에 생산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를 설립하고 굴삭기 생산라인 건설을 시작했다. 1997년 234대에 불과했던 중국법인의 굴삭기 판매 규모는 2010년 2만1758대로 늘어났다. 13년간 연평균 성장률 32%를 기록하며 외형이 94배나 불어난 셈이다. 올해는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업계 최초로 누적 판매대수 1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 · 보수 등 수익성이 뛰어난 '애프터 마켓(after market)' 사업을 본격화활 것으로 보여 성장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 전략이다. 선진국보다 굴삭기 가동 비율이 높은 중국의 사용 환경에 맞춰 부품의 내구성을 강화한 중국형 굴삭기를 출시했고,특수한 지형 환경에 맞도록 고원지역 전용 굴삭기와 혹한용 굴삭기 등을 선보여 시장에서 선제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1998년에는 업계 최초로 할부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현지 사정에 맞는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한 점도 주효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반경 150㎞ 이내 장비를 해당 지역 AS센터가 24시간 이내에 서비스해주는 'SAN(서비스보증네트워크) 150'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네트워크는 중국 전역에 370여곳으로 중국 내에서 가장 많다.

회사 측은 조만간 서비스 공급 범위를 100㎞,12시간 이내로 줄인 'SAN100' 시스템으로 기존 시스템을 대체할 계획이다. 이처럼 선도적인 AS 서비스와 영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국 굴삭기 시장의 입지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소 늦은 생산능력 증설

다만 아쉬운 점은 생산능력 확대 시점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뒤처졌다는 점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굴삭기 시장 점유율은 2009년 15.6%로 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13.2%로 다소 낮아져 일본 고마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미리 생산능력을 늘려 놓지 않은 탓에 중국 굴삭기 시장이 지난해 75%에 달하는 고성장세를 보이는 동안 점유율을 추가로 늘리지 못했다.

이런 양상은 올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법인의 소형 굴삭기 생산라인을 중소형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장쑤성 쑤저우에 연간 생산능력 9800대 규모의 소형 굴삭기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노력은 부족한 생산능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점차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재무적 리스크 해소와 함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말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법인 밥캣의 차입금 9억달러 등 2조1000억여원의 차입금은 최근 매각한 지게차 사업부 및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신흥 · 선진시장 적극 진출

두산인프라코어의 또 다른 경쟁력은 현재 주력 시장인 한국과 중국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중남미 동남아 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국내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브라질에 굴삭기 공장을 신규 건설할 예정이다. 601억여원을 들여 연간 생산능력 2500대를 목표로 올 6월 착공한다.

내년부터는 2000대 정도 규모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 벨기에 · 브라질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북미지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건설 중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밥캣을 비롯한 해외 자회사들의 매출 확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밥캣은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현재 4개월 이상의 수주 잔액을 확보하고 있어 2~3분기에도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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