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도이체텔레콤 등 해외 통신업체와 제휴를 맺는 형식으로 가정용 클라우드 서비스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10일 "내년 1분기 출시하는 가정용 클라우드 서비스 '스마트 넷하드'의 해외 진출을 위해 도이체텔레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체텔레콤 외에도 유럽과 아시아 지역 통신사 4~5곳과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넷하드는 일종의 가정용 서버로 동영상 음악 사진 등 각종 콘텐츠를 저장한 뒤 무선 랜(와이파이 · WiFi)을 이용해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HD급 동영상 실시간 시청 가능

스마트 넷하드는 'NAS'로 불리는 대용량 저장장치를 일반 이용자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바꾼 제품이다. NAS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컴퓨터 운용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필요해 수요가 제한돼 있었다. LG전자의 계획은 여기에 일반인이 쉽게 운용할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UI)를 탑재하고 초고속 인터넷,무선 랜,무선데이터통신 등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집안에서는 고출력 무선 랜 장치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기다가,밖에 나가면 이동통신업체가 제공하는 무선데이터통신망을 통해 스마트 넷하드에 접속하게 된다. 현재 실내에서는 HD급 고화질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기기 가격도 통신사와 제휴하면 10만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텔레콤은 독일 외에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에서 유무선 통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각종 동영상 음악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찍이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월평균 1만대 판매 목표

LG 관계자는 "인터넷 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출시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저장 공간 제한이나 트래픽(데이터 통신량) 폭증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1~8TB(테라바이트) 정도의 공간을 쓸 수 있는 기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다양한 무선 데이터 통신 기기와 연결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NHN이 제공하는 'N드라이브'의 경우 550만명의 회원에게 1인당 30GB의 저장공간을 준다고 가정할 때 총 165PB(페타바이트)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 장편 영화 1500만편에 해당된다.

통신업체들도 콘텐츠를 중앙집중형 서버에 모두 집어넣고 이를 공급하는 현행 클라우드 서비스 방식이 트래픽을 크게 증가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차라리 개인이나 가정이 별도로 갖고 있는 서버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한 뒤 무선랜 등으로 이를 이용하도록 하는 편이 트래픽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국내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와 제휴를 맺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제공하는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를 스마트 넷하드에 저장하고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내년에는 월평균 1만대 판매가 목표다. 현재 LG전자의 NAS 판매량은 월 2000대 수준이다.


◆ 클라우드

cloud.영어로 '구름'을 뜻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 서버를 구름 모양으로 표시하는 관행에 따라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로 통한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저장,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