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입은 사람이 비수 꽂고 떠나…'권력은 측근의 원수' 실감난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사진)는 "혜택 다 입은 사람이 떠나면서 비수를 꽂고 가는 것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권력은 측근이 원수고 재벌은 핏줄이 원수"라고 10일 말했다. 지난 8일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퇴임 기자회견에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정부가 고집만 부리면서 당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정부와 대통령에게 쓴소리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퇴임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최근 쇄신 노력에 대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혁신과 통합을 강조하면서 먼저 나가다 보니 한나라당도 쇄신의 길로 들어가기 위해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쇄신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또 자신이 상대했던 여권 인사들에 대해서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나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며 "의견이 다 일치하지는 않지만 얘기가 통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폭이 넓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야권 통합 문제에는 당 대 당 통합보다는 선거 연합에 무게를 뒀다. 그는 "통합을 위해서 노력하지만 안 될 경우에는 야권 연합연대도 차선의 방법으로 좋다. 결국 그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민노당의 요구를 다 받아들일 수 없고 그 반대도 어렵다"며 "각자의 가치를 유지하고 존중하며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다. 강봉균 김진표 유선호 등 3명의 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당원들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원칙을 지켜 나갈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