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13~16일 · 한국시간)이 막을 올린다. 대회가 열리는 미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는 골프의 '메카'다. 대회 코스인 TPC소그래스 앞의 길 이름은 'PGA투어 도로'다. 6㎞ 정도 떨어진 곳에는 PGA투어 본부도 있다.

기존 4대 메이저대회를 주관하는 곳은 PGA투어와 관련이 없다. 마스터스는 오거스타내셔널GC,브리티시오픈은 영국R&A,US오픈은 USGA(미국골프협회),PGA챔피언십은 PGA 오브 아메리카가 주최한다. PGA투어가 주관하는 메이저대회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유일하다.

PGA투어는 올해로 30년째인 이 대회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온 정성을 기울인다. 그래서 총상금이 950만달러로 투어 최고액이다. 내년에는 역사상 첫 단일대회 총상금 1000만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우승상금은 171만달러(18억5000만원)로 150만달러 안팎인 LPGA투어 한 대회 총상금보다 많다.

◆끊이지 않는 17번홀 해프닝

TPC소그래스 플레이어스 스타디움코스(파72 · 길이 7220야드)는 해저드로 둘러싸인 17번홀(파3 · 137야드)의 '아일랜드 그린'이 유명하다. 이 홀에서의 '사고'는 그대로 역사가 된다. 밥 트웨이는 2005년 이 홀에서 공을 5개나 빠뜨리며 12타를 친 적이 있다. 이 홀에서 나온 최악의 스코어다.

렌 메티아스는 1998년 최종라운드에서 1타차로 저스틴 레너드를 따라붙었으나 이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벙커샷이 물에 들어가 8타를 치며 무너진 아픈 기억이 있다. 폴 고이도스는 2008년 연장전에서 티샷이 물에 들어가며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우승컵을 헌납했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속출한다. 1987년 제프 슬루먼은 샌디 라일과의 연장전에서 1.2m 우승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다. 순간 한 남자가 해저드에 뛰어드는 일이 벌어졌다. 슬루먼은 어드레스를 풀고 다시 퍼팅을 했으나 실패했고 다음 홀에서 라일에게 패했다.

◆우즈,부상 재발 뒤 복귀

무릎 부상 탓에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타이거 우즈가 출전한다.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 3라운드 17번홀 아이젠하워트리 아래에서 무릎을 구부린 채 두 번째 샷을 하다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해 지난주 열린 웰스파고챔피언십 출전 계획을 포기했었다.

우즈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2001년 우승했다. 우즈는 당시 3라운드 17번홀에서 왼쪽으로 굽었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휘어 컵 속으로 사라진 18m짜리 환상적인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당시 그 퍼팅은 '올해의 샷'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2009년 8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10위 내에 들지 못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 선수의 우승 도전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에 성공한 최경주가 상승세를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플로리다의 코스는 한국 선수들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러프가 질겨 적응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이 대회는 시드권을 갖고 있는 현역 최고의 프로들이 총출동해 붙는다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 든든한 후원 계약을 맺고 돌아간 양용은도 올해 혼다클래식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톱10에 세 차례 진입하며 강세를 보였다. 두 차례 출전한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는 커트탈락과 공동 34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