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남해 동부해역에서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해양생물인 신종 '상주물뱀' 1종과 신종후보군 '장갱이과 그물베도라치속','바다뱀과 엽상자어' 등 2종이 발견됐다. 필리핀 호주 베트남 일대 해역에서 살고 있는 생물이 출현하는 등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토해양부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 말까지 광양에서 부산까지 남해 동부해역의 해양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총 1846종의 해양생물이 서식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신종 '상주물뱀' 1종과 국제어류학회의 인증을 받아 신종으로 최종 등록 가능한 신종후보군 '장갱이과 그물베도라치속'과 '바다뱀과 엽상자어' 2종이 처음 발견됐다. 상주물뱀은 바다뱀 및 돌기바다뱀과 유사하지만 과립형인 돌기바다뱀과 달리 원뿔니를 지니며 척추골수가 143~153개로 153~164개를 가진 돌기바다뱀과 구분된다. 장갱이과 그물베도라치속(가칭)은 척추골수 70~74개,뒷지느러미 연조수 45~47개로 그물베도라치(각각 70~72개,41~43개)와 황정베도라치(각각 63~64개,38~42개)와 다르다. 또 바다뱀과 엽상자어(가칭)는 항문 앞까지 8개의 소낭이 있으며 근절수가 141~151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열대해역에서 서식하는 갯가재류 2종과 갈치베도라치 1종이 이 해역에 처음 출현한 것을 보면 아열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생물별로는 대형저서동물이 549종으로 가장 많고 식물플랑크톤 458종, 무척추동물 270종, 유영동물 172종, 중형저서동물 157종, 해조류 104종, 동물플랑크톤 89종, 난자치어(어란과 새끼물고기) 47종 등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부산 나무섬은 원시적 자연경관을 잘 보전하고 있으며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나팔고 등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 솔개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의 남형제섬은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밤수지맨드라미 및 해송이 서식하고 아열대 생태계가 분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는 나무섬과 남형제섬을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상반기중 부산시와 인근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해역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 1~2등급으로 해양생물에 적합한 수질환경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저서행태계의 건강도는 조사대상 34개 정점 중 16개 정점이 3등급 이상으로 나와 50% 정도가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마산만과 진해만의 일부는 저산소층(2~5㎎/L)이 유발되고 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리를 위해 조사 자료를 근거로 해양생태도 작성과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해양정책 수립 시 활용하는 등 해양자산의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서동물(低棲動物)

산호나 성게,조개,새우 등 호수나 강,바다의 바닥에 깔려 있는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는 저서동물의 분포는 생태계 건강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몸체 크기를 기준으로 1㎜ 이상을 대형,0.1~1㎜ 사이를 중형,그 이하를 소형으로 구분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