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편 고집 세고 권위적, 한국 교육 문제 있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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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편들은 고집이 세고, 의사 결정이 다소 독단적인 것 같아요.” 한일가족회 ‘아이아이(愛愛)’ 회장인 야마구치 나오에 씨(45)는 일본 남성에 비해 한국 남성들이 다소 권위적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가정 대소사는 물론 이사 등 중요한 일을 사전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갑자기 결정해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는 게 야마구치씨의 지적이다. 매사 치밀하게 준비하고 몇번씩 검토한 끝에 실행하는 ‘일본인’에 비해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한국인’의 국민성 차이가 부부 사이에도 드러나는 것 같다.
야마구치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한지 15년이 지났다. 겉으로만 보면 평범한 한국 주부처럼 보이는 그녀도 아직도 한국 문화에 완전히 익숙해지진 않은 듯 했다.
아이아이의 회장을 맡고 있는 야마구치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외국인 환자들의 입원 수속 및 치료 등을 지원해주는 글로벌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1990년대 초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하다가 현재 남편을 만나 사랑을 키워오다가 결혼에 골인했다. 도쿄를 거쳐 서울에서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일본어, 한국어는 물론 영어도 능통해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및 컨설팅 회사 등에서 통역 업무 등을 맡아왔다.
지난 2007년 발족한 ‘아이아이’는 남편이 한국인이고, 부인은 일본인인 한일 커플들의 모임이다. 현재 회원은 40여 가족으로 매달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만나 자녀교육 문제 등 공통 관심사를 논의한다. 가족간 유대 강화 등을 위해 운동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회원들은 또 한국 남편과 결혼해 새로 한국에 온 일본 부인들의 한국 생활 정착도 지원하고 있다. 자체 웹 사이트를 개설해 한일간 인적,물적 교류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야마구치씨는 ‘자녀교육’을 꼽았다. 그는 최근 KAIST 등 한국내 주요 대학에서 꼬리를 물고 있는 대학생들의 자살 사태와 관련, “한국에서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교육’보다 부모 중심의 교육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한 뒤 “일본보다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훨씬 강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을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알아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토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야마구치씨는 장래 꿈이 뭐냐고 묻자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발생해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오옴진리교의 사린 독가스 살표 사건 당시 바로 현장에서 있다가 살아났다” 면서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내린 결론은 오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자였다”고 말했다.
누구도 인생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순간 순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얘기로 들렸다.
최인한 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