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업체인 스카이프를 현금 8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스카이프는 저렴한 통화요금을 기반으로 전 세계 1억70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표 인터넷전화업체다. 통화시간의 40%는 화상전화다. 국내에서도 대학이나 수출 관련 기업에서 세미나를 하거나 화상회의용으로 많이 쓴다. 국내 회원수는 350만명이다.

이번 인수는 애플과 구글이 맞서는 스마트폰 전쟁에서 MS가 스카이프의 무료 통화를 무기로 한바탕 격전을 치를 태세임을 예고한다. 이제 무료 통화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될 것이고 전화 통신료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통적 발상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국제 사정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지만 국내 통신업계에선 아직도 음성 통화수익에 매달려 전통만 고수하기를 작심한 것 같다. 정액제와 초과요금제 등 소비자들을 가두고 얽어매는 제도를 통해 턱없이 높은 통신요금을 받고 있다. 통신요금을 인하하라는 각종 소비자단체의 압박에는 아랑곳없이 이미 포화상태인 백본(기간 전송회선)이나 차세대 이동통신망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존의 통신사업 구도를 연장하기만 원한다. 통신망을 설치하는데 투입된 소위 원가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카이프를 쓰는 데에는 더욱 예민하다. 이들은 일정 요금 이하의 경우 국내 무선랜 접속(Wi-Fi)지역에만 스카이프를 가능하게 하고 이 지역을 벗어나면 작동하지 않게 만들었다. 정부가 아닌 기업들이 교묘하게 시장을 분할하고 규제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국내 통신업체들이 망을 깔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통신에 대한 권리를 배타적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는 없다. 통화료는 이제 더이상 수익 모델이 아니다. 각종 콘텐츠가 결합된 결합상품과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미 독점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