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11일 대한민국 국무회의 모습] "맹형규ㆍ유정복 장관 어디계세요?…빨리 오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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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까지 의사 정족수 10명 못 채워 '지각 개회'
유정복 7분 늦게 도착…7명은 차관이 대리참석
유정복 7분 늦게 도착…7명은 차관이 대리참석
11일 오전 8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9층에 위치한 국무위원 대기실.보통은 차를 마시면서 국무회의 안건에 대해 가벼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지만 갑자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국무회의 시작 시간인 8시가 넘었지만 의사 정족수(대통령을 포함한 18명의 과반수인 국무위원 10명)에 못 미쳐 회의를 시작할 수 없어서였다.
국무회의 담당관은 참석하도록 연락을 했음에도 도착하지 않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다. "도로가 막혀 늦어진다"는 답이 돌아왔다.
8시7분께 유 장관이 허겁지겁 회의장에 도착했다. 그제서야 국무위원들은 옆방인 국무회의실로 이동했다. 회의는 10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맹 장관은 20분을 늦어 결국 김남석 차관을 대신 참석시켰다. 국무회의가 지각 개회한 것은 지난 1월 새해 첫 국무회의에 폭설로 20분 늦어진 것을 제외하면 이례적이다.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 대한민국 최고 정책심의 기관의 현주소다.
김황식 총리는 임채민 총리실장과 함께 10여분 일찍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윤증현(기획재정) 현인택(통일) 이귀남(법무) 김관진(국방) 진수희(보건복지) 이만의(환경) 박재완(고용노동) 정종환(국토해양) 장관 등도 8시 전에 도착했다. 몇몇 장관은 총리보다 늦게 왔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 8시보다 조금 일찍 시작하는데도 국무위원들의 지각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무회의를 준비하는 실무자는 "2년 가까이 회의를 준비하면서 지각으로 지연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행안부 외에 특임 교육과학기술 문화체육관광 지식경제 여성가족 외교통상부 장관도 차관을 대신 보냈다. 7명의 차관이 대리 참석한 것이다. 1개 부처만 더 차관을 보냈어도 국무회의가 열리지 못할 뻔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차관은 "이렇게 많은 차관이 대신 참석한 것도 처음 본다"고 했다. 김 총리가 몇 차례 경고했음에도 전혀 시정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국무회의 날짜가 바뀌어 장관들이 못 왔다고 했다. 원래 국무회의는 화요일인데 석가탄신일인 관계로 수요일로 미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오래 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을 바꿀 수 없었다(여성부)"거나 "회의 일자 변경 통보가 지난 금요일에 왔고 장관 특성상 대학 조찬 강연 참석도 중요한 업무였다(특임)" 등의 해명이었다.
하지만 달력에도 찍혀 나오는 휴일을 핑계로 삼는 것은 군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부는 이날 부처 중 유일하게 '정부 위원회 여성 채용 강화' 보고 안건까지 있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휴일에 국무회의가 걸리면 하루 밀리거나 당겨지는 걸 장관이 모를 리 없다"며 "사전에 일정 조정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국무회의 담당관은 참석하도록 연락을 했음에도 도착하지 않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다. "도로가 막혀 늦어진다"는 답이 돌아왔다.
8시7분께 유 장관이 허겁지겁 회의장에 도착했다. 그제서야 국무위원들은 옆방인 국무회의실로 이동했다. 회의는 10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맹 장관은 20분을 늦어 결국 김남석 차관을 대신 참석시켰다. 국무회의가 지각 개회한 것은 지난 1월 새해 첫 국무회의에 폭설로 20분 늦어진 것을 제외하면 이례적이다.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 대한민국 최고 정책심의 기관의 현주소다.
김황식 총리는 임채민 총리실장과 함께 10여분 일찍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윤증현(기획재정) 현인택(통일) 이귀남(법무) 김관진(국방) 진수희(보건복지) 이만의(환경) 박재완(고용노동) 정종환(국토해양) 장관 등도 8시 전에 도착했다. 몇몇 장관은 총리보다 늦게 왔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 8시보다 조금 일찍 시작하는데도 국무위원들의 지각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무회의를 준비하는 실무자는 "2년 가까이 회의를 준비하면서 지각으로 지연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행안부 외에 특임 교육과학기술 문화체육관광 지식경제 여성가족 외교통상부 장관도 차관을 대신 보냈다. 7명의 차관이 대리 참석한 것이다. 1개 부처만 더 차관을 보냈어도 국무회의가 열리지 못할 뻔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차관은 "이렇게 많은 차관이 대신 참석한 것도 처음 본다"고 했다. 김 총리가 몇 차례 경고했음에도 전혀 시정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국무회의 날짜가 바뀌어 장관들이 못 왔다고 했다. 원래 국무회의는 화요일인데 석가탄신일인 관계로 수요일로 미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오래 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을 바꿀 수 없었다(여성부)"거나 "회의 일자 변경 통보가 지난 금요일에 왔고 장관 특성상 대학 조찬 강연 참석도 중요한 업무였다(특임)" 등의 해명이었다.
하지만 달력에도 찍혀 나오는 휴일을 핑계로 삼는 것은 군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부는 이날 부처 중 유일하게 '정부 위원회 여성 채용 강화' 보고 안건까지 있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휴일에 국무회의가 걸리면 하루 밀리거나 당겨지는 걸 장관이 모를 리 없다"며 "사전에 일정 조정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