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간 금리 차이가 줄어 서민들의 목돈 마련 수단인 정기적금이 외면받고 있다.

11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 신한 · 우리 ·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340조962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263억원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정기예금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 4월 말 611조459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7조3852억원 급증했다. 올 들어 넉 달간 원화 대출 증가액 14조1995억원을 3조원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은행 수신 가운데 정기적금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기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21조629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9892억원 줄었다. 정기적금은 작년 8월 이후 넉 달간 23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작년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줄어 1조4270억원 감소했다.

적금의 감소세는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 조달에 치중하면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이 지난 3월 신규 취급한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연 3.68%로 작년 12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3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66%로 석 달 새 0.34%포인트 급등했다.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간 금리 차이는 작년 10월 0.69%포인트에 달했지만 작년 12월에는 0.40%포인트로 축소됐고 올해 2~3월에는 0.02%포인트로 다시 좁혀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적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을 선호하면서 적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2008년처럼 정기예금 금리가 적금 금리를 웃돌면 적금 몰락 현상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