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레이디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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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일 팜빌에 개설된 '가가빌'과 이웃을 맺고 미션을 수행하면 신곡을 들을 수 있고,25달러짜리 게임카드를 구입하면 전곡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팜빌은 세계에서 매월 4600만명이 이용하는 농사짓기 게임.가수와 게임사가 만나 윈윈 전략을 펼치는 셈이다.
레이디 가가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딸로 뉴욕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스테파니 저마노타.2008년 데뷔한 뒤 순식간에 전 세계 미디어를 쥐고 흔드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떴다. 'Just Dance' 'Poker Face' 등이 실린 데뷔 음반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2010년 10월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중 7위에 꼽혔다.
페이스북 친구와 트위터 팔로어를 더한 팬만 3700만명에 이른다. 사우스캐롤리나대학에선 '레이디 가가와 명성의 사회학'이란 강좌도 개설했다. 매튜 데프렘 교수가 가가의 음악,동영상,패션 등을 통해 마케팅 전략,신 · 구 매체의 역할,동성애 문화,성과 섹슈얼리티 등 가가 붐의 사회학적 측면을 다룬다는 계획이다.
키 155㎝인 스물다섯 살 여가수의 이런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스무 살 때 인터스코프 레코드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노래를 작곡한 탄탄한 실력이 기본이라지만 그를 상징하는 건 어디까지나 파격과 혁신이다.
살코기 드레스와 비닐 수녀복 등 엽기적 의상과 거대한 알 깨기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이벤트로 상식의 틀에 갇혀 버둥거리는 대중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셈이다. 통합과 소통도 꼽힌다. 그는 "곡을 쓸 때부터 비주얼 요소를 함께 생각한다"고 말하고 모든 작업 일정을 공개한다.
양성애자라고 고백하는 등 성(性)과 세대를 초월하고 자선사업에 앞장서는 등 사회적 책임 완수에도 힘쓴다. 새 앨범 발표 전략에서 보듯 홍보에도 명수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혁신 · 통합 · 소통 · 매체활용에 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얘기다. 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기업의 과제와 다르지 않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