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락세에 나흘만에 반락했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0.33포인트(1.02%) 내린 1만2630.0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08포인트(1.11%) 떨어진 1342.08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6.83포인트(0.93%) 하락한 2845.06을 나타냈다.

예상 밖으로 재고가 증가하고 달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자 국제 유가가 급락, 증시가 미끄러졌다. 국제 유가는 미국 미시시피강의 범람으로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이번주 초 상승세를 보였다. 에너지정보국(EIA)은 그러나 주간 재고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주 원유 재고가 378배럴 증가해 예상치인 14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67달러(5.5%) 하락한 배럴당 98.21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6월물 휘발유 가격도 25.69센트(7.6%) 급락한 갤런당 3.12달러를 기록해 2009년 2월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은 가격도 다시 폭락했다. 은 7월물은 온스당 2.97달러(7.7%) 떨어진 35.52 달러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에서 에너지 및 원재자 업종은 2.7%, 프리포트맥모란 쿠퍼앤골드는 4.1% 빠졌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중국의 긴축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3%로 전월보다 0.1% 포인트 떨어졌지만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4% 상승보다는 훨씬 높았다.

마크 브론조 시큐리티 글로벌 인베스터스 매니저는 "시장은 중국의 물가 상승으로 경제 회복세가 느려질까 우려하고 있다"며 "게다가 원자재와 유로에 투자했던 일부 사람들이 청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3월 미국 수출은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으로 무역적자는 예상보다 늘었다.
미 상무부는 3월 수출액이 1727억달러이며 수입액은 2208억달러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역 적자는 482억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3월 무역적자가 4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적자는 예상보다 적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4월 재정적자는 404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410달러를 밑돌았다.

실적에 따라 기업의 주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월트디즈니는 실적 실망감에 5.4% 급락했다. 월트디즈니는 4월 2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9억4200만달러(주당 49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당순이익 58센트를 예상했다.

유통업체인 메이시스는 1분기(2~4월) 순이익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1억3100만달러(주당 3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7.7% 뛰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8센트다.

야후는 야후 지분을 갖고 있는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가 중국 온라인결제 업체인 알리페이의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7.3% 떨어졌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