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6조4천억원에 달하는 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가운데 1조원이 다음 달 처리된다. 이를 위해 8개 은행과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1조2천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기로 잠정 협의했다. 12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유암코와 은행들은 PEF 형태로 PF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PF 배드뱅크 1호'를 만들어 오는 6월까지 1조원을 사들일 계획이다. PF 배드뱅크는 `캐피털 콜'(출자한도) 방식으로 6천억원을,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 방식으로 6천억원을 각각 조달하기로 했다. 다만 캐피털 콜은 한도만 정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차입하는 방식이어서 배드뱅크의 초기 운용에는 크레디트라인 방식으로 조달된 6천억원이 먼저 쓰인다. 배드뱅크는 이를 바탕으로 여러 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PF 사업장의 부실채권 가운데 1조원을 약 50%의 공정가격으로 할인해 매입할 방침이다. 배드뱅크에는 8개 은행이 3개 그룹으로 나뉘어 700억~2천억원씩 출자하고, 유암코도 750억~900억원을 신용공여 형태로 출자한다. 1그룹은 국민은행.우리은행.농협, 2그룹은 신한은행.산업은행, 3그룹은 하나은행.외환은행.기업은행이다. 출자 규모는 각 은행이 가진 전체 PF 채권 금액와 매각 가능한 금액, PF 채권 중 고정이하 여신의 비중 등을 고려해 차등화됐다. 배드뱅크가 매입하는 PF 사업장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과 마찬가지로 채권자의 75% 이상만 동의하면 매각이 이뤄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추가 PF 부실이 발생해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PEF 형태의 2차, 3차 배드뱅크를 만들어 해결하겠다는 게 금감원의 방침이다. 배드뱅크의 공정가격 할인율을 40%로 잡으면 6조4천억원인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가운데 약 절반인 3조원까지 매입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다만 10차례 가까이 진행된 실무회의에서 일부 은행이 출자비율 등을 놓고 불만을 보여 실제 출자비율은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