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명에 가까운 한국 교포가 살고 있는 일본에선 아직 한국의 정치 바람이 그리 세게 불고 있지는 않다. 최대 교포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단장 정진)이 정치 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일부 좌파 교민단체가 정권 교체를 위한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대부분의 교포들은 동요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 재일교포 단체인 민단은 작년 말과 올초에 걸쳐 한국의 주요 정당에 자신들의 '정치 중립'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통보했다. 민단은 각 정당에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배정도 받지 않겠다"며 "재일동포 사회를 분열시키는 정치적 활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좌파 교포단체인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은 최근 지역별 집회를 열고 "차기 국정선거에서 평화와 화해를 촉진하는 정권을 탄생시켜야 한다"며 사실상 선거 운동에 착수했다. 이들은 특히 한국 국적을 가진 조총련 소속 교포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물론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중국은 아직 차분한 편이다. 그러나 선거가 가까워지면 지리적으로 근거리에 있는 중국이 주목받을 것은 뻔한 일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교민들이 학연 등을 따라 대거 한국으로 몰려가 투표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선거가 가까워 오면 정치권에서 여러 가지 제안을 하며 중국 교민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려 할 게 뻔해 교민사회는 한바탕 홍역을 치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