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을 포함해 4관왕을 달성했던 이보미(23 · 하이마트 · 사진)가 한층 겸손하고 노련해졌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 진출한데다 자신을 믿고 골프를 즐기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12일 태영배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경주 블루원보문CC(옛 디아너스CC)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투어에서 상금왕이 되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골프를 더 배워야 하겠어요. 올해부터는 한 · 일투어를 번갈아 뛰게 됐으니 더욱 그렇지요.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체력소모가 큰 만큼 체력관리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
"일본의 골프장은 생각보다 정교한 샷을 필요로 합니다. 페어웨이가 좁고 나무가 많은 데다 그린은 빠르고 딱딱하거든요. 페어웨이가 좁다 보니 본래 드로성 구질이지만 공을 똑바로 치려는 버릇이 생기더군요. 이 때문에 거리가 유실되니까 세컨드샷을 온그린하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
지난 동계훈련에서는 일본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 어프로치샷과 퍼팅 연습에 집중했다. 아이언샷이 제대로 안됐을 경우를 대비해서다.
"한국투어에서는 이달에 출전하는 3개 대회 중 한 곳에서 꼭 우승하고 싶어요. 한국에선 최소 2승 정도 해야죠."
일본투어에서도 2~3년 안에 상금왕 타이틀을 따고 미국 LPGA로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미국에서 투어생활을 마무리한 뒤 공부를 더 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해 후배 골프선수들이 시합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는 법을 가르치고 싶어요. 경기 분위기를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말이죠."
경주=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