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에 가까운 명품백이 국내에 수입되자 마자 팔려나가 화제다.

해당 제품은 세계적인 명품 낸시 곤잘레즈(NANCY GONZALEZ)의 악어가죽으로 만든 드로우스트링 백(Drawstring Bag) 그린컬러다. 제품가격은 697만원이다. 국내에 4개만이 수입된 이 백은 이번 판매로 3개만 남게 됐다.

낸시 곤잘레즈 관계자는 13일 "세계적으로 이 백은 40개만 생산됐으며, 국내에는 4개만이 수입됐다. 봄/여름 시즌 상품으로 최근에 출시됐는데, 단골손님이 바로 사갔다"고 말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한국은 생산량의 10%를 보낼 정도로 주력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출시와 동시에 주인을 찾아갔다.

악어가죽은 보통 두껍고 굴곡이 심해 주름(플리츠)을 잡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드로우스트링 백은 특유의 가공법으로 주름을 만들었고, 디자인에 변화를 주더라도 크랙(갈라짐)이 생기지 않는 특징이 있다. 지퍼풀, 가방을 보호해주는 밑면의 핏 등 세밀한 디테일까지 악어가죽으로 마감돼 수공예적인 느낌이 살렸다.

이 백이 판매된 곳은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이스트점이다. 명품관인 이 곳은 미국을 제외하고 낸시곤잘레즈가 유일하게 진출한 부티끄숍(단독매장)이기도 하다. 신세계 본점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는 편집숍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의 다른 국가(일본, 싱가포르, 홍콩)에서도 편집숍으로 입점해 있다. 한국의 명품사랑이 반영된 셈이다.

갤러리아에는 2009년 3월에 문을 열었으며 올해 9월 강남의 또다른 백화점에도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S백화점 강남전과 H백화점 본점이 입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 명품백의 국내 인기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낸시 곤잘레즈가 이렇게 인기를 끌면서 단일 매장까지 갖게 된 데에는 입소문이 큰 역할을 했다. 이 백의 고향은 콜롬비아다. 1997년 미국에 진출하면서 '낸시 곤잘레즈'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6년 영화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를 통해 국내에 알려졌고 미국드라마 '가십걸'의 주인공 블레어가 여러차례 들고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 결정적인 바람몰이는 하기 시작한 건 '고현정백'으로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드라마 '대물'에서 고현정도 일곱 차례나 이 백을 들었다. 패셔니스타 김남주도 '역전의 여왕'에서 이 백을 걸치고 나왔다.

회사 관계자는 "드라마에 가방 협찬이 1~2차례 정도만 잡혀 있었지만 고현정씨 측의 요청으로 수차례 협찬하게 됐다. 캐릭터도 여성 대통령이다보니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져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드라마 방영 당시에는 고현정의 연기로 주목을 받았지만, 명품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 낸시 곤잘레즈' 백이 화제를 모았다고 귀띔했다.

일반적인 명품백이 송아지나 양가죽인데 반해 낸시 곤잘레즈의 백은 특수피혁을 사용하고 있다. 악어 가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도마뱀, 구렁이, 밍크 등으로 가방이 만들어진다. 특수피혁인 만큼 가죽자체에 자연적인 디자인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브랜드의 숄더백은 500만~900만원대이며, 토트백은 600만~800만원, 클러치는 200만원~400만원대다.

회사 관계자는 " 낸시 곤잘레즈는 30~50대의 자신만의 취향을 지니고 있는 패셔너블한 여성이 주요 고객"이라며 "2003년 이래로 매년 20~25% 성장하고 있고, 지난해 남성콜렉션도 론칭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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