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막한 '월드 IT쇼(WIS) 2011'에는 보안 관련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기업 관계자들과 일반인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한 달 사이에 현대캐피탈과 농협,소니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 등에서 대형 보안사고들이 잇따르면서 보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얼굴로 사용자를 인식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비롯해 RFID(무선인식장치)를 이용한 책장,도 · 감청 장비를 찾아내는 소프트웨어 등 색다른 보안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스마트 시대의 보안 신기술

영상보안 전문 회사인 상상커뮤니케이션은 이번 WIS 2011에 얼굴 인식 보안 프로그램인 '쇼미(ShowME)'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에서 각종 암호 등을 입력하는 대신 자신의 얼굴 인식으로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워킹이나 모바일 뱅킹 등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스마트폰 전면부에 달린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추면 이 모습이 회사나 은행의 서버로 전송된다. 서버의 중앙제어장치가 얼굴 인식 엔진을 이용해 본인 여부를 판단해 다시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모바일 뱅킹이나 게임,스마트 워킹 등 본인의 신원 확인이 필요한 대부분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희찬 대표는 "내달 상용화를 앞두고 몇몇 대기업과 판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RFID 전문기업인 세연테크놀로지는 RFID 기술을 이용해 각종 자료를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쉘프(smart shelf)'를 출품했다. 책장과 책에 RFID 태그를 부착해 랜선으로 연결된 컴퓨터로 이를 관리할 수 있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려면 사전에 인증받은 출입증 등을 태그에 인식시켜야 한다. 인증없이 책을 꺼낼 경우에는 경보 사이렌이 울린다. 책의 숫자는 물론 종류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위더스정보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첨부파일의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를 막고 유해 게시글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장비 '보드클리너'를 내놨다. 이 장비를 웹서버에 장착하면 해당 홈페이지의 인터넷 게시판에 바이러스가 담긴 파일이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글과 첨부파일을 자동으로 감지해 이메일이나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도 갖췄다.

◆정보 유출,이중-삼중으로 차단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한 PC에서 개인 영역과 업무 영역을 구분하는 솔루션도 나왔다. 미라지웍스가 선보인 '브이데스크(vDESK)'는 개인 PC에 암호화한 가상 업무 환경을 만들고 여기에서 만들어진 모든 데이터를 외부와 격리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는 PC 내 별도의 공간에 저장돼 브이데스크가 실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접근할 수 없다. 네트워크와 외부 저장장치,출력장치 등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통로를 통제한다. 클립보드를 이용한 카피 · 복사(Ctrl C+Ctrl V)는 물론 화면 캡처도 불가능하다. 이 회사의 남승우 대표는 "오는 9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고객과 영업 정보 유출 방지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진다"며 "가상 업무 환경을 통해 중요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 도 · 감청 탐지장비 제조업체인 금성시큐리티는 자동 도청 탐지 소프트웨어인 'GS9000EX'를 출품했다. 이 프로그램은 무선 주파수 신호를 찾고 감시해 이를 전달하는 청취 장치를 탐지한다. 광대역 수신기를 장착해 보다 넓은 범위의 주파수를 찾을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몰래카메라 신호를 포착하는 수신기 'AR-STV'도 함께 선보였다. 주변에 있는 무선 감시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의 신호를 찾아 촬영된 내용을 직접 볼 수도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