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해외 단일법인 순이익 1조원 시대를 맞았다.

15일 현대자동차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매출은 10조7450억원,순이익은 9352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매출은 2조93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6% 급증했다. 이런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공장을 지어 순이익 1조원을 기록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현대는 2002년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가 50 대 50 비율로 설립한 합작 승용차회사다.

현대차가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현대그룹과 계열 분리를 한 이듬해인 2001년이다. 당시 매출은 22조5050억원,순이익은 1조1242억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975년 첫 국산 고유 모델인 포니를 생산해 이듬해 수출한 지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순이익 1조원)를 베이징현대는 단 9년 만에 달성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 특유의 '스피드 경영'이 해외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구조도 탄탄하다. 베이징현대의 매출액순이익률은 8.7%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중국에서 70만3000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국내 시장 판매 규모(65만9560대)를 웃돈다. 베이징 3공장을 완공하는 내년 말 베이징현대의 생산 규모는 100만대로 늘어난다. 중국이 현대차의 신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이유다.

중국법인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체코 등 다른 해외 법인도 지난해 1200억~4100억원의 이익을 올려 현대차그룹의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번 돈으로 해외에 투자하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국내로 들어오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올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1조8768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도 해외 공장의 실적 호조 영향이 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