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46조원 수준인 자산 규모를 2015년에는 20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습니다. "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은퇴시장과 부유층시장,해외시장을 3대 성장 축으로 정해 2015년까지 연평균 7~8%대 성장을 달성하겠다"며 중기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박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언론사와 인터뷰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사장은 최근 증시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버행(물량부담) 이슈에 대해 "CJ 신세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 충격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삼성생명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과 관련,신세계와 CJ 등 친족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의 보호예수 기간이 풀려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두 그룹이 보유 물량을 처분하더라도 시장에 직접 내다파는 방식 대신 블록세일 등을 통해 기관투자가에 넘기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면서 지난해 200조원 규모였던 국내 은퇴시장이 2020년에는 68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퇴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유층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만명에 달하고 삼성생명 고객 중 매달 200만원 이상을 보험료로 내는 고객이 9만명을 넘는다"며 "이들을 적극 공략해 개인연금보험 시장 점유율을 현재 25%에서 30%로 끌어올리고 퇴직연금 시장점유율도 16%에서 20%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이를 위해 지난 2월 개설한 은퇴연구소를 통해 고객 맞춤형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유층 은퇴자를 위한 일시납 및 투자형 상품과 맞춤설계형 변액연금보험을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중장기 성장의 근간이 되는 해외사업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베이징 톈진 칭다오 등 3곳인 중국 영업거점을 2015년까지 8개로 늘리고 태국은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해외자산 비중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진적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축소해 현재 전체 운용자산의 9% 수준인 12조원에 그치고 있다"며 "향후 해외투자 비중을 전체 운용자산의 15%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선진국에 치우쳐 있는 투자대상 국가도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으로 확대해 그 비중을 25%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라며 "해외투자 대상도 채권 일변도에서 벗어나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15~20% 정도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고금리 고정금리형 상품을 판매하면서 아직까지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2001년 고정금리형 상품 판매를 중단한 점을 고려할 때 2015년이면 역마진이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제 회사에 대한 파악은 끝났고 상반기 중으로 2020년까지 회사를 어떻게 가져갈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계약은 믿음을 바탕으로 성립되는 만큼 고객과 주주에게 약속을 지키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