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자신이 검사하는 저축은행마다 직접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 금감원 검사역(3급)은 2009년 보해저축은행 검사 때 그랜저 승용차 등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그 이전에는 부산저축은행그룹에도 금품을 요구해 받아낸 정황이 포착됐다고 검찰이 12일 밝혔다. 또 이들이 저축은행을 부실 검사하거나 검사 정보를 사전에 귀띔하면서 받아낸 금품은 검사 건당 '현장 검사반장(2급) 및 부국장급 억대''3급 이하는 수천만원대'로 차등화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은 저축은행을 순환하며 검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드러난 금품수수 사실 외에 과거 검사 과정에서 다른 저축은행들에서 모종의 대가를 받아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극심한 '모럴 해저드'도 잇따라 드러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박연호 회장과 김민영 대표이사 등 대주주 경영진과 간부,임직원 97명 중 절반에 가까운 42명이 영업정지 직전에 퇴직금을 산정했다. 김 대표 8억원,김양 그룹 부회장 8억5000만원,강성우 감사 5억8000여만원 등이었다. 그러나 퇴직금이 실제 지급되지는 않았다고 예금보험공사 측이 이날 밝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