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를 끌었던 신한은행과 동아건설 간 '900억원 횡령사건 공방'에 대해 법원이 동아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부장판사 손지호)는 12일 "신한은행은 동아건설의 신탁계좌에 898억원을 입금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신한은행의 신탁업무 담당자들은 신탁금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만 지급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아건설의 직원인 박씨 등이 거액을 빼갈 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신탁 재산의 수탁자인 신한은행이 신탁재산 관리를 적절히 하지 못했고,898억여원을 채권자가 아닌 동아건설 명의의 계좌로 이체해 신탁재산을 감소시켰으므로 신한은행 측은 신탁재산을 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2009년 3월부터 6월 사이 동아건설 자금담당 부장 박모씨 등이 신한은행 신탁계좌에 입금된 회사 공금 가운데 890억원을 횡령하자 그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동아건설은 2001년 5월 파산한 뒤 회생절차를 거쳐 2008년 3월 프라임그룹에 인수됐다. 이번 횡령자금은 당시 동아건설 관리인이 채무 변제를 목적으로 에스크로 계좌에 넣어둔 1567억원의 일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