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은 1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금융위원회의 무기한 심사 연기 발표를 전해듣고 허탈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11월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5개월가량을 기다려온 그에겐 오늘 정부의 브리핑은 비보였다.

김 회장은 격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유죄로 본다면 유죄라고 판단을 내려 매각 명령을 내리면 될 것이지,이렇게까지 불분명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죄라면 매각 명령을 내리면 될 것이고,무죄라면 허가해 주면 될 것인데도 정부가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문제를 삼는데,한국에 들어올 때 대주주 적격성을 제대로 판단해야지 한국에서 나갈 때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예를 들어 서울고법이 유죄를 내릴 가능성이 보인다면 정부는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제도) 등으로 론스타가 벌금을 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으면 될 것인데 이런 방안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

▼이 같은 문제가 왜 발생했다고 보나.

"국익 차원에서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금융 분야에서 선진국이 아닌 한국이 이제 막 시장을 개방하는 단계에서 이런 문제로 이렇게 결론(외국 자본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내린다면 앞으로 이보다 더 복잡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헤쳐나가겠나. "

▼론스타와의 계약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상태라면 매매 계약은 체결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지금 방안대로라면 시간이 지나가도 해 줄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론스타와 계약연장 협의를 해 나가겠다. "

▼언제까지 정부 승인을 기다릴 예정인가.

"서울고법의 결정을 봐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해 주겠다는 얘긴데 1~2년 후에라도 결과가 나오겠나. "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13일 이사회 간담회에서 난국을 타개할 방안을 논의하겠다. "

▼사퇴할 생각을 갖고 있나.

"글쎄.간담회에서 논의해봐야 될 것 같다. "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