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일괄 이전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경남과 경쟁을 벌여온 전북에는 당초 경남으로 옮길 계획이던 국민연금공단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 정부 들어 공기업 선진화 차원에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한 만큼 본사를 분리하는 것은 이러한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대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전북에도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13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LH 본사 이전안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청와대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심의 · 의결을 거친 뒤 오는 16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결과를 최종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통합 후 1423명이 이전할 예정이지만 국민연금공단은 이전 인원이 573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역발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전북에 국민연금공단 외에 공공기관을 추가 재배치하는 등의 보완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에 배치하기로 한 다른 공공기관을 추가로 전북에 이전하거나 부족한 세수를 광역시 · 도 특별회계 등 정부 예산에서 보전해 주는 방안 등이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전북 도민들은 LH 분리 이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이날 청와대를 방문해 "LH 본사 경남 일괄 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산배치로 이전 문제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주혁신도시에는 국민연금공단,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남동발전㈜,한국세라믹기술원,주택관리공단,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12개 기관이,전주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국립축산과학원,농업과학기술원,대한지적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 등 14개 기관(이상 통폐합 기관 포함)이 이전하기로 돼 있다.

앞서 노무현 정부 때 주택공사는 경남(진주)에,토지공사는 전북(전주)에 각각 이전하기로 했으나 현 정부 들어 LH로 통합됨에 따라 경남과 전북이 일괄 이전과 분산 배치를 각각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