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는데 전 절대로 헤어질 수 없어요. 심장을 도려낸 것 같고 죽고만 싶어요.

-여자친구 마음이 떠났다면 힘들더라도 쿨하게 보내주세요. 헤어진후 평생 후회될 것 같다면 차라리 그녀를 보낸후 마음을 추스린 다음 마지막으로 진심을 전해보세요. 지금 이렇게 집요하게 매달려봤자 그녀는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수강신청 3초만에 마감되는 연세대학교 화제의 명강의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를 7년째 강의하고 있는 전용관 교수의 조언이다.

젊은날, 첫사랑으로 인해 자살까지 마음먹었던 전 교수는 단지 일주일 만에 자신이 겪었던 죽을듯했던 고통이 별거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후 여러 유형의 사랑 경험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이 깊어지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게 됐고 이제는 학생들의 연애 상담에 두 발 벗고 나섰다.

연구실에서 만난 전용관 교수는 "많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인생의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잘못된 사랑 때문에 심지어 목숨까지도 끊는 일이 빈번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전용관 교수는 "2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데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 수업이 일종의 '백신주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약간 먼저 인생을 경험한 누군가가 조금만 조언을 해주고 형이나 삼촌처럼 무한한 격려를 해준다면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후회하지 않을 연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 교수는 '연애의 순서'를 강조한다. 필리아-아가페-에로스의 순차적인 단계를 거쳐야만 서로가 교감을 나누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허우적거리게 되듯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사랑을 하게되면 불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허전하죠."

스킨십이 없는 연애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절제된 스킨십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남자란 존재는 어느 순간이 되면 봇물터지듯 스스로 절제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 더욱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그렇다면 신세대 대학생들은 연애와 사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전용관 교수가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애중 스킨십에 대한 생각은 역시 여자보다 남자가 더 개방적이었다.

사귀는 사람과의 육체적 관계에 대해 남자 응답자의 62%는 성관계까지 허용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여자는 50%의 응답자가 진한키스까지 허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어느단계까지 스킨십을 해봤나'라는 주제에 응답한 남자 중 가장 많은 대답은 성관계였고, 여자 중 가장 많은 대답은 진한 키스였다.

이어 '성관계를 가질 때 결혼을 전제로 한다'는 질문에 여성응답자 16%는 매우 그렇다, 38%는 그렇다라고 답해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인 성의식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됐다.

눈에 띄는 점은 '배우자의 혼전 순결이 중요하느냐'는 질문에 남자는 자신의 순결을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경향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자신의 배우자의 순결을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면을 보였다.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다'는 질문에 남자 59% 여자 41%만이 그렇다고 답해 여자가 더욱 연애와 결혼을 별개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음을 나타냈다.


전용관 교수는 "20대의 성의식이 갈수록 자유분방해지고 그 때문에 성범죄, 임신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긴 하지만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것처럼 모두가 거리낌 없이 성관계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시대가 변하고 풍속도가 달라져도 자신의 가치관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들이 험란한 연애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 도움을 줄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용관 교수는 이같은 설문 결과를 본인의 저서인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에 소개하고 청춘남녀의 연애고민 사례별 해결책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여러 불미스런 사건들을 예로들며 책임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누다 임신 낙태 등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면 두사람 모두 남은 인생 내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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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관 교수는 ]

연세대학교에서는 스포츠레저학과 학생뿐 아니라, 연세대학교 학생 전체를 자신의 제자로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지도하는 신세대 교수다. 이러한 강의 능력과 열정으로 연세대학교에서 7명의 교수에게 수여하는 최우수 강의상을 2회 연속 받았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 캐나다 앨버타 주립대학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취득, 미국 하버드 의과 대학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비만과 당뇨, 그리고 암 전문가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