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상품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미국 달러의 장기적 전망을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짐 로저스는 에딘버러의 한 컨퍼런스에 참여해 “달러화는 장기적으로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며 “미국이 세계 최대 부채 국가인 데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구하는 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반면 “중국 위안화는 투자자들이 사기 어렵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전한 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버냉키 의장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그는 “버냉키 의장은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화폐를 찍어낼 줄만 안다”며 “우리는 다음에 닥쳐올 경기 침체 때 그 (많은) 돈을 4배로 불려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또 “미국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으며 오는 가을 화폐 때문에 큰 혼란이 일어나고 내후년에는 더 큰 혼란이 촉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미국 채권에 대해서도 “30년간 상승장에 있어왔지만 이것이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미국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93%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60%보다도 높고 향후 수년 간 악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또 달러화는 주요 16개국 통화 바스켓에 비해 작년부터 떨어지고 있다.반면 유로화 가치는 올들어 달러 대비 7% 상승했다.

로저스는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달러와 달러화 채권에 대해 ‘매수(long)’ 입장을 밝혔다.달러 가치가 향후 더 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금 당장으로서는 달러와 달러화 채권을 매수한 뒤 장기적으로는 팔겠다는 뜻이다.이머징 마켓에 대해선 헤지 수단으로 중국과 미국의 기술주를 보유하는 것을 제외하곤 ‘매도(short)’ 입장을 취했다.

상품시장에 대해선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그는 “상품시장의 상승장은 언제 끝날 지 모르겠다”며 “향후 몇년 내 농업부문과 태양광 풍력 등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큰 행운’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