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근해의 해조류가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50㎞ 떨어진 바다에서 이달 3일과 5일 채취한 톳 등 해조류를 조사한 결과 ㎏당 1만2000~1만3000베크렐(Bq)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그린피스는 추가 조사를 거쳐 해조류를 오염시킨 방사성 물질이 요오드인지 세슘인지 등을 특정하기로 했다.

일본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정부의 허용한도는 방사성 요오드가 ㎏당 2000베크렐,세슘은 500베크렐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0~65㎞ 떨어진 어항 주변에 자생하는 다시마와 김 등에서는 ㎏당 1만4000~2만3000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해역의 해조류가 광범위하게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수산청은 "현재는 어패류의 오염 조사를 우선하고 있으나 해조류도 채취기를 맞아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하지만 시장에 출하되는 양식 해조류가 조사 대상으로,부유물 등을 대상으로 한 그린피스의 조사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하기 전 원자로 건물 내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하고도 이를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전력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3월11일부터 4월30일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움직임을 분 단위로 기록한 내부문서를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내부문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3호기의 원자로 건물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3월13일 오후 1시17분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이중문 안쪽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300밀리시버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3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은 원전 작업자의 연간 피폭한도(250밀리시버트)를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