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30%가량 손실을 입은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혼합증권펀드1호'의 만기가 5년 더 연장된다. 베트남 공모펀드로는 첫 만기 연장으로,내년 상반기 중 투자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투신운용의 전망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한국운용은 13일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1호'의 수익자 총회에서 만기연장 및 개방형 전환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8명의 투자자와 서면의결권을 합쳐 전체 1489만좌 중 72.92%에 해당하는 1086만좌가 출석,수익자총회가 성립됐다. 이 중 79.05%에 해당하는 858만좌가 연장 안건에 찬성했다.

이로써 만기일은 오는 6월30일에서 2016년 6월30일까지 5년 연장된다. 또 6월30일 이후엔 판매보수와 운용보수 없이 개방형으로 전환돼 언제든지 자유롭게 환매할 수 있다. 추가 투자는 불가능하다.

다만 수익자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통지하고 내달 2일까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투자자들은 내달 16일 매수대금을 돌려받게 된다. 기준가 적용일은 내달 9일이다.

한국운용은 지난 2월 사모1호에 이어 이번에 공모1호까지 만기 연장에 성공해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1호'보다 5개월여 앞선 지난 1월4일 만기를 맞았던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형투자회사1호'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반토막 난 채 청산됐다.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1호'는 2006년 6월 말 745억원 규모로 만들어져 4년10개월간 운용됐다. 지난달 말 기준 펀드 수익률은 -30.28%로 비교지수인 VN지수 하락률(-6.29%)보다 24%포인트나 초과 손실을 냈다. 서울 잠원동에 사는 60대 김모씨는 "퇴직금을 합쳐 3억원을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1호와 2호에 넣었는데 한숨밖에 안 나온다"며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손실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승권 한국운용 호찌민사무소 주식운용팀장은 "2007년 베트남 증시 고점에서 주로 주식을 매입한 데다 운용기간에 베트남 동화가치가 30% 절하되면서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 원금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는 전망을 내놔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상승장에서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낸다고 보면 VN지수 기준 640~670 정도에선 원금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동화가치도 유지 내지는 소폭 강세로 돌아서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이 지수대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오는 11월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2호'를 비롯해 '동양 베트남민영화혼합' 1 · 2호,'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 1 · 2호 등도 줄줄이 만기를 맞게 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