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용 발전기 동났다] 현대重 이어 효성·STX엔진도 공급
일본이 원전사고로 극심한 전력난을 겪으면서 한국 발전기 업체들의 일본 수출이 물꼬를 트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대지진 이후 일본에 7.8㎿급 등 총 6대의 디젤발전기를 수출했다.

STX엔진은 일본 후지제록스와 800㎾급 디젤엔진 발전기 등 6대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었으며,효성도 최근 일본 업체와 비상 발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엔진 관계자는 "현재 미쓰비시 중공업과도 1.8㎿급 발전기 4대에 대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아직 제한송전 규모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계약이 지연되고 있지만,상반기 안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제조업체뿐 아니라 일본의 상사와 건설사 등도 국내 발전기 업체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STX엔진 관계자는 "일본종합상사와 가시마 건설사의 관계자들이 최근 공장을 둘러보고 갔다"며 "전력난을 겪는 제조업체들에 임대해 주기 위해 현재 국내 발전기 업체들과 협상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발전기를 자체적으로 조달했기 때문에 국내 업체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없었다.

규제도 엄격해 일본 현지 진출에 대한 진입장벽도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 외에도 국내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업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일본 정부가 발전기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다 전력난이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발전기 업체들의 대일본 수출이 확대되면서 발전기용 엔진 수주도 늘었다. 국내 발전기 업체의 약 80%에 발전기용 엔진을 공급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6월 말까지 일본 수출용 발전기에 총 300대의 엔진을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주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실제 진행되는 사안은 많다"며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물량이 최소 2000~3000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