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LH 통합 본사를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일괄 이전하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데 대해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그동안 LH 본사의 경남 · 전북 분산 배치를 주장해왔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3일 오후 국토해양부의 LH 본사 이전 방안을 보고받기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토위 전체회의를 물리력으로 저지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보고도 못한 채 1시간20분 만에 돌아갔다.

정동영 · 정세균 최고위원을 포함한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시 · 도의원 등 400여명도 오는 16일 청와대 앞에서 정부 방침의 무효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민주당 간사인 최규성의원은 이날 의장석을 점거하고 "LH본사 이전에 대해 민주당과 한번도 협상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보고를 받을 수 있느냐"며 "청와대가 정하면 그걸로 되는 거냐.이번 결정은 무효고 장관은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앞서 열린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짓밟았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LH 본사를 진주에 보내는 대신 당초 경남으로 갈 예정이었던 국민연금공단을 전주로 옮기는 데 대해서도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반대했다. 장세환 의원은 "LH와 국민연금공단 간 세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고,최 의원은 "우리가 거지냐.그거(국민연금)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은 전북 분산 배치를 고려하던 정부가 진주 일괄 이전 결론을 내린 것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악화된 경남 민심을 달래려는 조치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호남에 지역적 기반을 둔 민주당이 이번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일로 전북에서는'반 이명박''반 한나라당'정서가 엄청 강해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허란/남윤선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