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손실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나"…내게 맞는 펀드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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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투자성향부터 파악하라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자산을 운용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간접투자,즉 펀드라고 한다. 경제사회 시스템이 점점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선진국에서는 이미 간접투자가 대중화돼 있다.
그럼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인가. 정답은 '내게 잘 맞는 펀드'다. '금융상품의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금융회사 직원들의 권유나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펀드에 덜컥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인 펀드 내용과 특성을 파악하고 올바른 기준에 따라 내게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첫째 펀드에 가입하기 전 재무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100세 인생의 시대'가 머지 않았다. 가진 자에겐 축복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어쩌면 재앙일 수도 있다. 막연히 고수익만 좇던 많은 투자자들은 손실난 펀드나 주식을 보면서 후회하고, 긴 노후시기를 생각하며 불안감을 키우게 된다. 멀리 내다보지 않고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자금을 운용하거나 단기 고수익의 늪에 빠져 있다면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인 투자관리를 해야 한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투자자금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기대하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손실 위험도 병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기대수익이나 위험 감내도를 모두 고려해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펀드를 가입할 때 수익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좋지만 투자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만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수익과 손실에 대한 원칙을 정해 놓고 가입해야 가입 후 수익이 생겼을 때 실현할 수 있고,손실이 생겼을 때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투자자금의 성격도 살펴봐야 한다. 노후를 위한 장기투자자금인지, 현재 여유자금으로 중단기적으로 운용할 것인지 등을 살펴야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투자기간 및 투자금액이 정해지며 적립식으로 매월 불입할지 아니면 일시금으로 한 번에 투자할지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펀드의 투자대상과 운용전략을 알아야 한다. 펀드는 각각 어디에 투자할 것이라는 운용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안전한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부터 리스크가 크지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와 부동산이나 원유 등에 투자하는 펀드 등 다양하다. 해외펀드도 특정 국가나 몇 개의 국가에 나눠 투자하는 등 제각각이다. 펀드의 투자 대상 및 투자 전략을 알아야 스스로 수익실현의 가능성과 리스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시장 상황이 변화할 때 해당 펀드가 영향받을 것인가도 판단해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펀드에 무턱대고 가입한다면 환매 시 시의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주변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펀드들의 과거수익이 어떠했는지 뿐만 아니라 향후 전망은 어떤 지도 전문가와 상의하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 자신이 선택한 펀드의 운용자산이 어떤 비율만큼 편입돼 운용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위험이나 기대수익을 가늠할 수 있다.
셋째 보수와 수수료 등 비용은 얼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펀드는 일정한 보수와 수수료가 따른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펀드일 경우에는 수수료가 낮은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펀드 가입 시 교부하는 투자설명서를 보면 보수와 수수료뿐 아니라 펀드의 투자대상,위험사항,펀드매니저,환매수수료 등 해당 펀드에 대해 투자자가 알아야할 모든 사항이 담겨져 있다. 따라서 가입 시 투자설명서를 읽어보고 자신이 생각하는 펀드가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넷째 펀드의 운용철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대형주에 투자한다는 펀드가 중소형주가 잘 나간다고 중소형주를 사거나 한다면 그 당시에는 수익이 좋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운용성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펀드가 한때 수익이 좋지 않다고 해서 운용철학이 시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바뀐다면 결국 뒷북 투자나 조급한 투자로 운용을 망칠 수 있다.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일관성이다. 전략과 목표를 세운 뒤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데 자신의 투자성향과 맞지 않는 투자방법을 택하게 되면 단기적인 움직임에도 기존에 설정한 목표를 수정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손실이 크지 않은데도 버티지 못하고 환매하거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옷을 고를 때도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골라야 편하듯 투자방식이나 펀드가입도 이처럼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방식과 상품을 골라야 안정된 투자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펀드에 가입한 후 운용성과와 운용내역을 꾸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기대수익률만큼 성과를 내고 있는지, 운용내역이 가입 전 확인했던 펀드목적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 운용성과는 가입한 판매사 및 금융투자협회(www.kofia.or.kr)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운용내역은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산운용보고서는 펀드 설정일 이후 3개월마다 작성하고 작성 후 2개월 이내에 송부하도록 되어 있다. 자산운용보고서가 담고 있는 내용은 펀드의 자산현황 및 손익 현황 등이며,이것을 참고하면 펀드의 운용현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권인섭 동양종합금융증권 상품기획본부 상무 investkwon@my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