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의 전반적인 수익률은 악화되는 양상이다.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종목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펀드 간 수익률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유로지역 재정 문제,국내 · 외 인플레 압력 등의 부담을 안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와 여전히 저평가된 주가 수준 등을 감안하면 상승추세가 살아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증시의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위험)를 관리하며 수익률을 높여가는 펀드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펀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국내는 중소형주 펀드 관심

국내펀드 가운데는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내며 견조한 자금 유입세를 보이고 있는 압축포트폴리오펀드와 그동안 상승장에서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형성됐던 중소형주를 편입한 중소형주 펀드들이 집중 추천됐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대형 성장형 펀드를 근간으로 하면서 상승장에서 초과수익이 기대되는 압축포트폴리오펀드와 장기 소외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은 중소형주 펀드로 보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국내 20개 기업에 압축 투자하는 '산은2020 증권투자신탁'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삼성코리아대표그룹' 등을 추천했다.

'산은2020 펀드'는 확정 실적에 근거한 철저한 계량적인 퀀트 방식의 투자 원칙과 시장 흐름에 따른 적절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종목 수를 30개 내외로 압축해 집중적으로 자산을 배분 · 운용하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와 '한국네비게이터'(주식),'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등을 추천 펀드 목록에 올렸다.

중소형주 펀드 중에서는 '하이중소형주플러스'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푸르덴셜투자증권 등 3사가 추천했다. 우량 중소형주의 기업이익 증가가 뚜렷한데다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상대적으로 높은 초과수익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해외는 '중국펀드' 추천

해외펀드는 통화 강세 기대감과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 펀드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유리한 자원부국 러시아 펀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경제지표 호조세와 정부의 소비부양 등으로 고성장 모멘텀이 기대되는 국가로 꼽힌다.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중에서 주가수준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PER(주가수익비율)이 2009년 증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점 수준인 10~12배로 낮아져 있는 상태라 올해 투자매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소프트웨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나라다. 러시아의 경우 중동정세 불안 및 이머징 국가들의 고성장에 따른 유류 수요 증가 수혜가 기대된다.

이머징 펀드는 국내 증시나 선진국 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성장성이 양호한 대표적인 국가들을 모아 놓은 브릭스펀드나 중국 인도에 함께 투자하는 친디아펀드 등을 통해 여러 나라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대우증권은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B주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인 H주에 주로 투자하는 '신한BN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며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피델리티미국', 러시아 터키 폴란드 등 동유럽 업종대표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 등을 추천 리스트에 올렸다.

하나대투증권은 대표적 미국펀드인 '피델리티미국'과 수익률 추이가 양호한 '하나UBS 차이나' 등을 추천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신한BN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와 '프랭클린인디아플러스' 등을 추천했다.

◆적립식 투자로 변동성 대응

개별 펀드의 선정도 중요하지만 적립식 투자를 통해 변동성에 대응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지난 1분기 투자방법에 따른 주식형 판매추이를 보면 적립식과 거치식의 판매금액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적립식 판매규모가 거치식을 앞섰다. 강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가격 및 리스크 부담을 느끼면서 상대적으로 적립식 투자방법이 선호됐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적립식 투자전략은 더욱 중요해졌다.

적립식 투자는 주가 하락시 저가 분할매수 효과로 장기적인 수익률을 높여준다. 특히 개별주식이나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경험이 적어 거치식의 투자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운 투자자나 매월 소액의 수입으로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려는 사람,수익과 함께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 등에게 효과적인 투자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임세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장기 상승추세 전망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 가격부담과 대외 악재 등으로 인해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치식 주식형펀드의 가입이 부담스럽다면 적립식 펀드로 위험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