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챔피언을 지낸 지은희의 장기는 아이언샷이다.

독특한 연습 덕분이다.

지은희의 아버지는 1986~2005년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지영기 씨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수상스키를 접했다.

집 근처인 경기도 가평 청평호에서 다섯살 때부터 수상스키를 타며 균형 감각과 하체,허리의 힘을 길렀다.

딸이 골프에 소질을 보이자 지씨는 독특한 연습 방법을 개발했다.

청평호 가운데에 줄줄이 네모난 스티로폼을 띄워놓고 아이언샷 연습을 시킨 것.

지은희가 친 공이 물에 들어가면 지씨가 자맥질로 공을 꺼내왔다.

지은희는 아버지가 힘들게 공을 찾는 것이 미안해 더 잘 치려고 혼신의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프로들이나 아마고수 가운데 독특하면서도 독한 연습을 한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언 연습에서 그렇다.

김종덕 프로는 연습생 시절 땅바닥에 줄을 그어놓고 그 줄을 쉴 새 없이 쳤다고 한다.

오죽하면 7번 아이언의 글씨가 없어지고 맨바닥을 드러낼 정도였다.

어느 아마고수는 6개월간 7번 아이언만 죽어라 연습한 적이 있다. 물론 현재 그는 아이언샷의 귀재다.

호주의 캐리 웹도 골프에 입문할 때 1년간 다른 클럽은 외면한 채 오로지 7번 아이언만 쳤다고 한다.

세계를 호령하는 여자 프로 가운데 혹독한 아이언 연습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예를 들어 그물망이 쳐진 실외연습장에서 70야드 지점의 높이에 걸린 타이어를 향해 100번의 샷을 하는 동안 한 번도 벗어나지 않게 치는 것 등이다.

99번의 샷이 성공했지만 마지막 100번째 샷이 타이어를 벗어나면 처음부터 다시 100까지 세어가며 치는 식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밤늦게까지 이런 연습을 하면서 눈물을 삼킨 선수들이 많다. 한 명의 프로골퍼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이언샷에 자신 없는 골퍼라면 아이언만 6개월 동안 죽을 정도로 쳐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신 4,5번 같은 롱아이언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긴 아이언을 연습하기보다는 중간 정도의 아이언인 8번이나 7번 아이언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긴 아이언을 오래 연습하면 스윙 변형을 초래할 수 있지만 7번 아이언으로 연습해두면 조금 긴 클럽이나 짧은 클럽을 치는 데 무리가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연습장에 많은 클럽을 가지고 갈 필요 없이 7번 아이언 하나 들고 가는 것도 좋다. 월별로 테마를 정해 7월에는 7번 아이언,8월에는 피칭웨지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씩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언젠가 남들에게 '나는 이렇게 연습했다'하는 인상적인 연습 노하우 하나 정도는 가져보자.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