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영입인사 보면 '新사업 전략' 보인다
중소기업들이 최근 파격적인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많은 핵심인재들이 스카우트 대열에 합류하면서 인력 이동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는 그동안 대기업에 비해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았던 중소기업들이 어느 정도 '덩치'를 키우면서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일환이다. 특히 내수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글로벌 역량과 혁신적인 조직문화의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외부인사 영입'에 적극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기업들마다 최근 영입된 인사를 보면 '신사업 구상'도 밑그림이 확연히 드러난다.

◆중기,글로벌사업 속도 낸다

반도체 ·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노동욱 전 LED테크노 대표를 반도체사업부 LED(발광다이오드)그룹 신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노 부사장은 23년간 비코,브릿지럭스,에피벨리 등에서 마케팅 · 영업 및 기술개발을 맡아온 LED 전문가다. 회사 측은 "노 부사장을 영입함으로써 LED 장비사업을 본격화하고 세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선우원진 전 독일 KPMG컨설팅 최고마케팅경영자(CMO)를 전략기획그룹 부사장으로,조성동 전 IMS리서치 한국지사장을 반도체사업부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중견 철강기업인 코스틸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출신의 김정빈 한국섬유기술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을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기존 연강선재(못 · 철사 · 와이어 로프 등으로 사용되는 1차 원자재) 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력 · 광통신케이블 생산업체인 일진전기는 최근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해외영업담당 부사장에 신영순 전 현대중공업 전지전자사업본부 해외영업총괄상무를 영입했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맥스는 지난달 유희창 전 엔프라니 대표를 해외 신규투자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 부문장 영입을 계기로 해외 신규 투자부문에서 보다 적극적인 공격경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입인사로 '신규 사업 실험'

교육출판기업 미래엔(옛 대한교과서)은 최근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김군호 전 아이리버 사장을 선임했다. 전자책 시장 진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교원그룹은 지난 3월 신임 경영지원본부장에 황재호 전 NHN 건축파트 부장을 영입했다. 황 본부장은 일본공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NHN 분당 사옥 건설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교원은 황 본부장에게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스위트호텔 남원' 운영도 총괄하도록 할 방침이다. 동아원은 최근 사료사업부문 부회장으로 이태호 전 CJ푸드시스템 대표를 영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중국과 캄보디아 등의 해외사료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태/고경봉/이준혁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