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왜 대덕연구단지인가] "대덕, 연구 인프라·접근성 최고"…2018년까지 2조3000억 투입
충청도 일대가 과학벨트 거점 · 기능지구 최종 입지로 결정되면서 1980~1990년대 국가 연구 · 개발(R&D)의 허브 기능을 담당했던 대덕연구단지는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거점지구로 결정된 대전 대덕연구단지는 2차로 압축된 10개 시 · 군 가운데 연구기반 구축 · 집적도와 국내외 접근 용이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50개 분원 연구단 중 절반(25개)은 거점지구(신동 · 둔곡)에, 나머지 25개 연구단은 광주 포항 등 지역별로 분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왜 대전이었나

[과학벨트, 왜 대덕연구단지인가] "대덕, 연구 인프라·접근성 최고"…2018년까지 2조3000억 투입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이 들어설 신동 · 둔곡지구는 원래 대전 유성구 전민 · 문지지구와 함께 대덕특구 2단계 개발지역 예정지였다. 신동 · 둔곡지구가 결정된 것은 주요 정부출연연구소와 기업 등이 밀집한 대덕연구단지 내 인프라를 활용해 강력한 연구 · 개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동 · 둔곡지구는 연구기반 구축 · 집적도 평가지표 가운데 세부항목인 △연구 · 개발 투자도 △연구인력 확보도 △연구시설 장비 확보도 △연구성과의 질적 양적 우수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덕연구단지에는 2009년 말 기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정부출연연 29곳과 KAIST 등 대학교 5곳, 기업체 1000여곳 등이 밀집해 있으며, 박사급 인력 7600여명, 석사급 인력 8100여명 등 총 4만500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거점지구 최종 평가는 대전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시 · 군별(잠재) 역량평가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대전의 지역적 위치상 국내외 접근 용이성(국제공항 접근성,대도시 접근성,전국 시 · 군 간 거리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 지역은 KTX 개통으로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 도달이 가능한 상태다. 기능지구로 선정된 오송생명과학단지 · 오창과학산업단지 일대는 기능지구 평가항목인 △거점지구와 지리적 근접성 및 기능적 연계성 △연구산업기반 집적도 혹은 그 가능성 등에서 타 지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어떻게 조성될까

거점지구에는 총 사업비 3조5000억원 가운데 2조3000억원(중이온가속기 등 설치비)이 투입된다. 나머지는 기능지구 인프라 지원 및 기초연 분원 설치비에 투입될 예정이다. 기초과학연 본원을 포함해 분원 50개 연구단은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분원 연구단은 전국 대학 및 출연연구소에 고르게 설치하되 구체적인 설립 형태는 과학벨트위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가 연말까지 정할 방침이다. 연구단은 연평균 100억원 내외의 연구비를 3년마다 주기 평가를 거쳐 10년간 지원받게 된다. 예를 들면 가속기 클러스터를 구축 예정인 포항 쪽에 관련 분원을 설치하고, 광산업 클러스터를 갖고 있는 광주에 관련 분원을 설치하는 식이다.

한편 현 정부가 지난해 말 충청권 과학벨트 입지 공약을 파기한 이래 결국 '돌고 돌아' 충청권이 낙점됐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광주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벨트위원들조차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며 선정 절차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