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가 확정된 대전시는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다른 후보지역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서다. 대전과 달리 충청권은 세종시가 탈락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는 등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대전 지역은 속으로는 환영하면서 대외 입장 표명은 자제했다. 시 관계자들은 "정부의 최종 발표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전으로 최종 확정된다면 과학벨트가 제대로 건설될 수 있도록 충청권 3개 시 · 도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이상효 경북도의회 의장의 단식과 삭발투쟁에 대해 "정보력이 빠른 경북이 사실상 유치가 좌절되자 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 13일 한 지역언론사 창간 리셉션에 참석해 "과학벨트가 대전으로 오는 것 같다"고 발언,관심을 모았다. 대전시는 과학기술특화산업추진본부 안에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여론 동향을 살피고 있다. 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7일 KAIST 40주년 개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는 대전 유치가 확실하기 때문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승찬 특화산업추진본부장은 "충청권 3개 시 · 도 공조문제도 남아 있어 정부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 유치에 대한 정보는 며칠 전부터 감지했다"며 "민감한 사안이라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