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이럴땐 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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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성향의 고액자산가에 적합
투자 수익은 양도세 분리과세…절세 가능
투자 수익은 양도세 분리과세…절세 가능
최근 금융상품 시장 자금 흐름의 특징은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부진과 자문형 랩어카운트(자문형 랩)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최근 6개월간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10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자문형 랩으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올 2월 말까지 약 3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주식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자문사 랩어카운트 상품이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상황이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투자자가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증권사가 해당 계좌에 다양한 자산을 편입해 관리해 주는 대신 일정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상장지수펀드(ETF),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랩(Wrap · 한데 모아 포장하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동안 랩 열풍을 주도했던 것은 자문형 랩 서비스인데,증권사가 외부 자문사의 종목 리서치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되는 일임형 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문형 랩의 투자 대상은 국내 주식형펀드와 동일한 주식이다.
두 금융상품의 투자 대상이 주식이라는 점에서 같으면서도 최근 이처럼 극단적으로 다른 자금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펀드에 대한 실망과 자문형 랩에 대한 기대가 교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자금의 상당액은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형성하던 2007년 유입돼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을 경험했다. 따라서 펀드에서는 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자문형 랩은 주도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인해 일부 자문형 랩에서 큰 폭의 수익률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돌풍의 중심에 서 있는 랩어카운트의 경우 많은 사람이 '무조건 가입부터 해놓고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태도는 옳바른 투자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투자에는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떤 투자자들이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면 좋을까.
첫째,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랩어카운트의 경우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을 주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최소 가입 금액이 수천만원대인 상품이 많고 수수료 부담도 가입 금액의 통상 3% 안팎 수준으로,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금융자산 규모가 작은 '개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입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둘째,다소 공격적인 금융자산 운용을 구상 중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펀드와 랩 어카운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자하는 종목 수와 자산 비중이다.
펀드는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을 고려해 40~70개의 종목에 투자한다. 하지만 랩의 경우 10~20개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가 뛸 경우 코스피지수보다 더 많이 오르고,빠지면 더 많이 내리는 특징이 있다. 또 펀드는 90% 안팎의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데 비해 자문형 랩은 시장 상황과 전망에 따라 적극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한다.
이러한 두 상품의 차이점은 운용 성과에 그대로 반영된다. 2010년 자문형 랩은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장점을 활용해 여러 금융투자상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에서 100억원 이상 판매되고 3개월 이상 운용된 자문형 랩 서비스 19개 중 18개가 1분기에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이 같은 1분기 자문형 랩의 성공에는 압축형 투자의 장점인 탄력적인 현금 비중 확보가 있다. 펀드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 항상 대부분의 자산을 투자해야 한다. 사실상 현금을 하나의 종목처럼 들고 가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반면 자문형 랩의 경우 대부분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물론 펀드만의 장점도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자문형 랩의 경우 수익률 편차가 큰 데 비해 국내 주식형펀드는 수익률 편차가 작고 평균적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정도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장기 투자에 맞는 다양한 수수료 체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입 금액,적립식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이 가능한 것도 펀드의 장점이다. 또 펀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외부감사 각종 공시제도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 물론 자문형 랩도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투명하게 운용 현황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펀드에 비해 보호장치의 수는 적은 상황이다.
셋째,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원한다면 랩 어카운트가 낫다.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보니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하는 펀드에 비해 다양한 투자자문 서비스가 제공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랩 어카운트는 다른 금융상품과는 달리 자산을 관리해주는 프라이빗 뱅커(PB)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일반적인 금융상품은 운용역의 운용 역량이 가장 중요하겠지만,랩어카운트는 좋은 운용사 선택 못지않게 투자자에게 잘 맞는 판매사와 PB의 역량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펀드의 안정성과 랩어카운트의 친절한 서비스를 결합한 펀드 랩 상품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년 이상 펀드를 투자해 온 투자자들을 만나봐도 펀드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다거나 고르고 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용이 잘 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펀드 랩은 이런 고민거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펀드 랩은 시중의 수많은 펀드 중에서 가장 유망한 펀드를 전문가가 선별해 투자해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시황을 판단하고 펀드의 성과를 점검해 펀드 비중을 조절하거나 교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과관리를 해 주는 게 장점이다. 일반 주식형 랩에 비해 저렴한 최소 가입액(2000만원 수준)이나 펀드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수수료 또한 매력적이다.
넷째,절세(節稅)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도 랩어카운트를 고려해볼만하다. 최근 해외 펀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해외 주식형 자문형 랩의 경우 절세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해외 펀드의 수익은 이자소득세로 과세돼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랩어카운트에서 거둔 소득은 양도소득세로 분리 과세되기 때문에 종합과세 최고 세율에 해당하는 투자자라면 적극적으로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보경 삼성증권 고객자산운용담당 상무 boros.lee@samsung.com
최근 6개월간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10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자문형 랩으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올 2월 말까지 약 3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주식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자문사 랩어카운트 상품이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상황이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투자자가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증권사가 해당 계좌에 다양한 자산을 편입해 관리해 주는 대신 일정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상장지수펀드(ETF),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랩(Wrap · 한데 모아 포장하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동안 랩 열풍을 주도했던 것은 자문형 랩 서비스인데,증권사가 외부 자문사의 종목 리서치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되는 일임형 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문형 랩의 투자 대상은 국내 주식형펀드와 동일한 주식이다.
두 금융상품의 투자 대상이 주식이라는 점에서 같으면서도 최근 이처럼 극단적으로 다른 자금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펀드에 대한 실망과 자문형 랩에 대한 기대가 교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자금의 상당액은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형성하던 2007년 유입돼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을 경험했다. 따라서 펀드에서는 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자문형 랩은 주도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인해 일부 자문형 랩에서 큰 폭의 수익률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돌풍의 중심에 서 있는 랩어카운트의 경우 많은 사람이 '무조건 가입부터 해놓고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태도는 옳바른 투자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투자에는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떤 투자자들이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면 좋을까.
첫째,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랩어카운트의 경우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을 주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최소 가입 금액이 수천만원대인 상품이 많고 수수료 부담도 가입 금액의 통상 3% 안팎 수준으로,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금융자산 규모가 작은 '개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입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둘째,다소 공격적인 금융자산 운용을 구상 중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펀드와 랩 어카운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자하는 종목 수와 자산 비중이다.
펀드는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을 고려해 40~70개의 종목에 투자한다. 하지만 랩의 경우 10~20개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가 뛸 경우 코스피지수보다 더 많이 오르고,빠지면 더 많이 내리는 특징이 있다. 또 펀드는 90% 안팎의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데 비해 자문형 랩은 시장 상황과 전망에 따라 적극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한다.
이러한 두 상품의 차이점은 운용 성과에 그대로 반영된다. 2010년 자문형 랩은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장점을 활용해 여러 금융투자상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에서 100억원 이상 판매되고 3개월 이상 운용된 자문형 랩 서비스 19개 중 18개가 1분기에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이 같은 1분기 자문형 랩의 성공에는 압축형 투자의 장점인 탄력적인 현금 비중 확보가 있다. 펀드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 항상 대부분의 자산을 투자해야 한다. 사실상 현금을 하나의 종목처럼 들고 가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반면 자문형 랩의 경우 대부분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물론 펀드만의 장점도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자문형 랩의 경우 수익률 편차가 큰 데 비해 국내 주식형펀드는 수익률 편차가 작고 평균적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정도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장기 투자에 맞는 다양한 수수료 체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입 금액,적립식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이 가능한 것도 펀드의 장점이다. 또 펀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외부감사 각종 공시제도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 물론 자문형 랩도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투명하게 운용 현황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펀드에 비해 보호장치의 수는 적은 상황이다.
셋째,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원한다면 랩 어카운트가 낫다.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보니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하는 펀드에 비해 다양한 투자자문 서비스가 제공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랩 어카운트는 다른 금융상품과는 달리 자산을 관리해주는 프라이빗 뱅커(PB)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일반적인 금융상품은 운용역의 운용 역량이 가장 중요하겠지만,랩어카운트는 좋은 운용사 선택 못지않게 투자자에게 잘 맞는 판매사와 PB의 역량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펀드의 안정성과 랩어카운트의 친절한 서비스를 결합한 펀드 랩 상품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년 이상 펀드를 투자해 온 투자자들을 만나봐도 펀드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다거나 고르고 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용이 잘 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펀드 랩은 이런 고민거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펀드 랩은 시중의 수많은 펀드 중에서 가장 유망한 펀드를 전문가가 선별해 투자해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시황을 판단하고 펀드의 성과를 점검해 펀드 비중을 조절하거나 교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과관리를 해 주는 게 장점이다. 일반 주식형 랩에 비해 저렴한 최소 가입액(2000만원 수준)이나 펀드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수수료 또한 매력적이다.
넷째,절세(節稅)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도 랩어카운트를 고려해볼만하다. 최근 해외 펀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해외 주식형 자문형 랩의 경우 절세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해외 펀드의 수익은 이자소득세로 과세돼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랩어카운트에서 거둔 소득은 양도소득세로 분리 과세되기 때문에 종합과세 최고 세율에 해당하는 투자자라면 적극적으로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보경 삼성증권 고객자산운용담당 상무 boros.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