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도요타와 혼다가 '투 톱'이었다. 같은 일본 업체인 닛산이 친환경차 분야에서 이들 라이벌을 뛰어넘기 위해선 차별화된 기술력이 필요했다. 닛산은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곧바로 전기자동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전기차 분야만큼은 도요타와 혼다에 뒤지고 싶지 않다는 게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의 야망이었다.

닛산은 2009년 8월 요코하마 본사에서 전기차 리프(Leaf · 사진)를 첫 공개했다. 당시 전기차는 가솔린을 연료로 공급하는 기존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장거리 주행 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불신이었다. 닛산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했다. 가정용 200V 전압으로 8시간만 충전하면 최대 100마일(160㎞) 주행도 가능한 '현실적인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9년 최고의 발명품 50가지' 중 하나로 리프를 선정했다.

리프는 휘발유 한방울 없이 100% 전기 힘으로만 달리는 순수 전기차다. 즉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 그린카'라는 대목이 리프의 장점이다.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인 켈리블루북(KBB) 조사에 따르면 리프의 에너지 효율성은 현재 시판되는 친환경차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켈리블루북 편집진이 발표한 '2011년형 그린카 베스트 톱10' 순위에서 리프는 고속도로와 시내 주행을 합산한 공인 연비(EPA 기준)가 99mpg(42㎞/ℓ)로 볼트(93mpg)와 도요타 프리우스(50mpg)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4월 열린 뉴욕모터쇼에선 전기차 최초로 '올해의 월드 카'를 거머쥐었다.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