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출시를 준비 중인 태블릿PC '갤럭시탭 8.9'와 '갤럭시탭 10.1' 가운데 10.1 제품에는 지상파 DMB 수신기능이 배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7일 "앞으로 발매될 갤럭시탭 시리즈의 국내형 모델 가운데 갤럭시탭 8.9에만 지상파 DMB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상파 DMB는 휴대폰 등 소형 IT기기에서도 TV와 라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수도권 기준 13개 TV채널과 7개 라디오채널이 제공되고 있다. 편리하게 지상파TV와 스포츠 중계 등을 볼 수 있어 휴대폰용 '킬러 콘텐츠'로 꼽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중량 및 비용 증가를 무릅쓰고 국내용 제품에 지상파 DMB용 안테나를 집어넣는 이유다. 이에 따라 갤럭시탭 10.1은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주력 단말기 가운데 유일하게 DMB를 탑재하지 않은 제품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크게 두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7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탭 8.9와의 경쟁 관계를 피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 동일 기업 내 제품 간 경쟁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현상)'을 우려했다는 얘기다.
상반기 중 직원들에게 태블릿 PC를 지급할 예정인 GS칼텍스의 경우 지상파 DMB 기능 때문에 갤럭시탭 8.9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갤럭시 탭 10.1의 휴대성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해외 시장에 출시된 갤럭시탭 10.1의 무게는 565g으로 607g인 애플 아이패드2보다 약간 가볍다. 여기에 지상파 DMB 기능을 위한 안테나를 집어넣을 경우 무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 국내형 모델은 지상파 DMB 기능이 더해지면서 무게가 5g 늘어 121g이 되었다. 회사 관계자는 "10.1 제품의 경우 이동성이 떨어져 지상파 DMB의 효용은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