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폴란드에서 한 해 500억원이 넘는 관세를 부과받을 뻔한 위기를 넘겼다.

이 회사는 외교통상부,관세청과 1년 가까이 공동 대응한 끝에 폴란드 정부가 LCD패널 반(半)제품에 매기려던 관세부과 방침을 철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16일 발표했다. 사연은 이렇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07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LCD모듈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에선 한국에서 생산하는 LCD패널을 반제품 상태로 받은 뒤 여기에 IC(전자회로)를 부착,TV완성품 직전 상태인 모듈로 만드는 공정을 맡는다. 폴란드 정부는 LCD 반제품에 대해서는 '액정 디바이스'품목으로 분류해 관세를 매기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해 5월 폴란드 관세당국이 LG디스플레이의 LCD 반제품을 '액정 디바이스'가 아닌 'TV 기타 부분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폴란드 관세당국은 이전과 달리 LG디스플레이가 반제품 상태의 LCD패널에 몇 가지 부품을 추가한 것을 문제 삼았다. 'TV 등 기타 부분품'으로 분류되면 5%의 관세를 물어야 해,결과적으로 한 해 5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다급해진 LG디스플레이는 외교부,관세청 등에 도움을 구하고 EU관세위원회 27개 회원국 관세위원을 일일이 만나 관세부과의 부당함을 설득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폴란드 재무장관과 EU의 조세 · 관세담당 집행위원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기를 1년여,지난달 EU관세위원회는 정기총회에서 'LCD 반제품에 무관세를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