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들의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보면 부담스럽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종목은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최고치보다 낮다는 점이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국면에서는 PER이 항상 낮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6일 "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산출되는 PER은 향후 1년간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할 경우 합리화될 수 있지만 지금은 가격 변수와 글로벌 경기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PER로 설명되지 않는 주가는 PBR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동차업종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 대비 PER은 9.6배,정유업종은 10배로 증시 평균(10.4배)에 머물고 있다.

종목별로도 에쓰오일의 PER은 21.83배(13일 종가 기준)로 최근 10년 평균치인 31.91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들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것은 맞지만 추정치 상승 속도가 빨라 주가가 추가로 올라도 PER은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PER만으로 주가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통신 조선 등 과거 상승장을 주도했던 종목들도 PBR이 단기 급등한 뒤 하락 반전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에쓰오일의 PBR은 3.93배로 과거 평균치의 2배에 달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작년 말 2.52배에 불과했던 PBR이 올 들어 6.97배로 치솟았고 OCI도 3.26배에서 5.81배로 수직 상승했다. 현대차기아차 역시 PBR이 2.49배와 3.39배로 과거 평균치 대비 괴리율이 200~300%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PBR은 작년 말 1.65배에서 1.83배로 올랐지만 과거 평균치(1.85배)와 비교하면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PBR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자동차 화학은 주가 재평가가 가능한 펀더멘털 변화를 동반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 수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이 매수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금융 내수주는 공통적으로 PBR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며 적정 PBR 대비 저평가된 LG전자 LG디스플레이 CJ제일제당 KT&G KCC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