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3거래일 연속 '팔자'에 2100선을 내줬다. 그러나 5000억원 수준의 매물을 개인과 기관이 받아내며 지수 급락을 방어하는 등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지수가 빠지기는 했지만 낙폭이 크지 않은 등 기술적 반등 기대감이 높아진 하루였다"며 "주도주인 화학 정유 등이 반등에 나선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S-Oil GS SK이노베이션 등은 2~4%
올라 사흘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락은 유로존 리스크의 부각으로 전주말 뉴욕 증시가 빠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아직 상승추세를 훼손할 만한 이슈는 없어 고점 대비 5% 정도 하락한 현 주가수준은 바닥권"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한국 증시에 하락은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때문인데, 현 상황은 수요가 안 좋아진 것이 아니라 투기적 자금의 이탈이 원인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 증시에 들어온 외국계 자금 중 투기적 성격의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2100억원 수준이고, 영국계 자금이 8700억원인데, 이들이 유로존 리스크 부각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추정이다.

영국계 자금은 유럽 국채만기가 이달에 끝나기 때문에 재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조세회피지역 자금도 주가수준이 부각되면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머징마켓 펀드에는 7주째 자금이 유입돼 외국인이 순매도로 태도를 바꿨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또 현재의 주가수준은 유동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2차 양적완화 종료 이슈만으로도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높은 실업률 때문에 미국 정부는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유동성 확장기조를 가져가야 하고, 일본도 지진 복구를 위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시차적으로 보면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의 하락 이후 한국 증시의 하락, 그 다음에 미국이 조정을 받고 있다"며 "미국 증시 조정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외국인도 한국 주식을 조금 더 팔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승추세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하고 있는 2050선, 국제유가 기준 93달러가 의미 있는 바닥이 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지수가 더 밀리더라도 실적 기반을 갖춘 정유나 화학 자동차 등 주도주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도 "현재 장세는 주도주가 오르면 지수 오르고, 내리면 같이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추세를 감안할 때 주도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